[윤지혜기자] '정치권 풍운아'였던 도널드 트럼프의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올해 70세인 트럼프는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이후 64년 만에 정치 경력이 없는 대통령으로 백악관의 새 역사를 쓸 예정이다.
트럼프는 우리 시간으로 9일 오후 4시 34분께 총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277명을 확보하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당선 확정 수치인 270명의 선거인단 수를 넘긴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최대 31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럼프와 그의 러닝메이트 마이크 펜스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대 격전지인 플로리다·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 3곳 모두에서 클린턴 후보를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이밖에도 텍사스, 인디애나 켄터키, 조지아, 웨스트버지니아, 오클라호마. 테네시, 미시시피, 앨라배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아칸소, 캔자스, 네브래스카, 와이오밍, 노스·사우스다코타, 알래스카,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트럼프, 백인 남성 중산층·노동자층 마음 흔들어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 이민자 급증으로 일자리를 빼앗긴 미국 백인 남성 중산층과 노동자층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지지층을 다졌다.
그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 설치 ▲무슬림 입국 제한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동맹 및 방위비 재협상 등의 극단적인 공약을 내놓을 때마다 그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사실 그가 지난해 6월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 앞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며 대선 출마 선언을 할 때까지만 해도 부동산재벌이자 TV 예능프로그램 진행자인 그가 162년 공화당 역사상 첫 아웃사이더 후보가 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경선 초 파격행보로 '트럼피즘(Trumpism)'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나, '멕시코 이민자는 모두 강간범' 등의 막말과 기행에 대한 비판도 줄곧 그를 따라다녔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경선을 포기하면서 그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을 때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의 언행이 지지자 저변을 넓히는 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막말이 그의 발목을 붙잡기도 했다. 지난 2005년 미국 연예프로그램 '액세스 할리우드'의 진행자 빌리 부시와 나눈 음담패설 녹음파일을 공개되면서 지지율이 급락한 것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지지선언 철회와 사퇴 촉구가 잇따르면서 트럼프와 클린턴 간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조사에 나서면서 트럼프는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사전 투표를 한 유권자 수는 4천620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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