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美 대선 결과 따라 비상대응계획 이행"

[김다운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비상대응계획을 이행하고,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을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진 원장은 9일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진 원장은 "미국 대선결과가 시장의 예측과 다를 경우, 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국내외 증시동향과 외국인 투자동향에 대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주식시장 불안 정도에 따라 비상대응계획상의 조치를 단계적으로 이행할 것을 당부했다.

진 원장은 "현재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이 양호하나, 만일에 대비해 일별로 상황을 점검하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비상자금 조달계획을 가동해 선제적으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경제가 가계부채, 기업구조조정, 미국 금리 인상, 중국경제 성장 둔화와 같은 다양한 대내외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에서, 미국 대선결과와 맞물려 시장불안이 증폭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요인별로 세밀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계부채에 대해 금융회사가 8.25 대책의 세부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가계대출 관리계획'에 따라 대출 증가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상시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지난주부터 실시하고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심사의 적정성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자금이 부실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일부 국가의 물가 상승 압력, 유럽연합(EU)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장기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므로 금리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장기금리 상승 시나리오별 금리리스크 규모와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금리리스크가 과도한 금융회사는 듀레이션 조정 등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점검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이 사회 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때에는 사소한 실수 하나로도 시장의 신뢰를 상실할 수 있으므로, 성(城)을 지키는 파수꾼의 자세로 위기상황에 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