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 SK텔레콤의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력 사업인 통신사업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면서 새로운 매출원 창출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새롭게 바뀐 경영진은 통신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통신사업에 버금가는 새로운 매출원 찾기에 주력하고 사물인터넷(IoT) 기반 솔루션 사업과 보안이나 에너지 절감, 헬스케어 영역 등으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SK텔레콤이 29일 발표한 2014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4조2천890억원, 영업이익 4천9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1.8%, 영업이익도 전기대비 8.7% 감소했다.
◆비용 줄였지만 매출 영업이익은 동반 하락
지난해 4분기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된 시기로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지난 2년 새 가장 적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다. LTE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SK텔레콤 실적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전체 이동통신 시장이 축소된 데 있다. 이로 인해 해지율은 1.7% 수준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 가입자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새로운 가입자를 제대로 유치하지는 못했다. 4분기 SK텔레콤의 순증 가입자는 21만여명으로 3분기 51만4천여명과 비교하면 59.1%나 감소했다.
마케팅비용을 줄였는데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히려 줄었다는 점도 SK텔레콤 실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은 마케팅비용이 늘면 실적이 나빴고 마케팅비용이 줄면 실적이 좋았다. 하지만 허리띠를 조여도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은 통신사업만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방증일 수 있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이같은 SK텔레콤의 위기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SK텔레콤 황근주 전략기획본부장은 새로 바뀐 경영진의 경영목표를 묻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통신에 버금가는 새로운 사업모델과 성공사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답했다.
새로운 사업을 통신사업에 버금가는 사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새로운 경영진의 목표라는 발언을 반대로 보면 기존 사업의 한계가 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통신 버금가는 새로운 사업 찾는다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올해 통신사업과 연계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이는 관계사인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의 역량도 집중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솔루션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사물인터넷 기반 솔루션과 보안, 에너지 절감, 클라우드 등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솔루션 영역에서 전년대비 40% 증가한 7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12년부터 신성장동력으로 지목, 집중 육성중인 헬스케어 부문의 과실도 본격적으로 수확하겠다는 계산이기도 하다.
황근주 본부장은 "지난해 중국 심천에 성공적으로 문을 연 메디컬센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특히 체외진단기기 사업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업을 위해 인수합병도 적극 고려할 계획이다. 이미 SK텔레콤은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체외진단기기 업체인 나노엔텍을 인수하고 음향기기 업체 아이리버도 품은 바 있다.
황 본부장은 "사물인터넷 등 융합시대에는 혼자서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며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은 물론 지분투자,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안을 모두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 사업 성장도 못버려"
SK텔레콤은 정체에 빠진 통신 사업에도 다시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보조금 중심의 경쟁 패러다임을 요금 및 상품,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하고 이용자들의 데이터 이용량 증가에 발맞춰 맞춤형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가입자의 LTE 전환을 추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끌어올려 올해말까지 LTE 가입자 비중을 65% 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SK텔레콤의 LTE 가입자 비중은 58% 수준으로 경쟁사인 LG유플러스나 KT에 비해 낮다.
LTE 가입자는 다른 가입자에 비해 데이터 사용량이 많고 고가요금제 이용 비중도 높다. 전체 SK텔레콤 가입자의 ARPU는 3만6천여 원이지만 LTE 가입자의 ARPU는 4만원대 중반이다. LTE 전환이 이뤄지면 SK텔레콤의 ARPU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황 본부장은 "LTE 가입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확산시켜 통신사업 성장세도 이어갈 것"이라며 "멀티미디어 콘텐츠 확산, 진화된 네트워크에 걸맞는 고품질 상품을 제공해 지난해보다 4~5% 가량 높은 ARPU를 기록하겠다"고 했다.
허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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