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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갈린 잠룡들…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박원순 '뜨고' 정몽준 '추락'…남경필·홍준표·원희룡·안희정·김부겸 '주목'

[윤미숙기자] 6.4 지방선거에 출마한 차기 대선주자들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광역단체장 선거에 뛰어든 잠룡 가운데 일부는 당선의 기쁨을 안고 대권을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반면, 나머지는 패배와 동시에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지방선거 최대 관심사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16만여 표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하면서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박 후보는 '임기 중 대선 불출마' 뜻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역대 서울시장들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잠재적 대선 후보로 간주돼 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무게감이 더해질 전망이다.

2002년 대선 도전 이후 10년 넘게 대선주자급으로 여겨져 온 정몽준 후보는 서울시장 출마 선언 이후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박 후보에 패하면서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번 패배로 정 후보는 대권가도에서 멀어졌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직에서도 물러난 터라 당분간 정치권과도 거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정치경력 17년, 5선 의원임에도 낮은 연배 탓에 '소장파', '쇄신파'로 꼽혀 온 그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체급 올리기'에 성공했다는 점도 성과다.

선거 과정에서 대선 도전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 온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 후보,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는 당선과 동시에 대권을 향한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찌감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질 정도로 쉬운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 온 충청에서 지지기반을 다진 만큼 차기 대선 후보로서 장점을 갖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안 후보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 세력에서도 적지 않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문재인 의원에 필적한 잠룡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는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으나 재선에 실패하면서 대권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다.

선거에서 패했음에도 차기 대선주자로 도약할 기회를 잡은 인물도 있다. 바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다.

김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40%에 가까운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 호남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인물로 부상한 만큼 대선 주자로 거론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출마 후보 외 대권을 노리는 거물급 인사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전략 공천한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가 탈당 무소속 후보들과 단일화한 강운태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리고 승리함에 따라 당내 리더십을 회복했음은 물론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지켰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정소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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