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애플과 구글이 '특허 거품'을 조장하면서 IT 특허 한 개 당 가격이 8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증권전문매체인 더스트릿은 16일(현지 시간) 애플과 구글이 연이어 특허 매입에 나서면서 '특허 거품'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1만7천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모토로라를 125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특허 한 개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73만5천294달러 수준이다.
이에 앞서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 에릭슨, 리서치인모션(RIM) 등과 컨소시엄을 형성한 뒤 노텔 특허를 45억달러에 인수했다. 노텔이 보유한 특허는 총 6천개. 따라서 애플 등은 특허 한 개당 75만달러를 지불한 셈이다.
더스트릿은 이런 계산을 토대로 애플과 구글의 연이은 인수를 통해 IT 특허 한 개 당 74만2천647달러(한화 약 8억원)란 계산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MS의 노키아 인수 가능성은 낮아"
물론 이런 계산은 지나친 단순화란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구글이 특허만 보고 모토로라에 125억달러를 지불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애플 컨소시엄 역시 6천 개 특허 전부를 염두에 둔 건 아닐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과 구글이 연이어 인수 경쟁에 나서면서 IT 시장에서 특허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졌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더스트릿은 구글과 모토로라의 인수 발표 직후 노키아의 주가가 18%나 상승한 점에 주목했다. 덕분에 노키아의 시가 총액은 하루 만에 43억달러가 상승했다.
현재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는 약 3만개인 점을 감안하면 대략 223억달러 가량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수준은 최근 노키아의 시가 총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에서드 겔브럼은 "노키아 특허의 가치가 괜찮게 평가되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가치는 매입하려는 사람이 있을 때 실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이후 MS의 노키아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겔브럼 애널리스트는 "윈도7폰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에서 굳이 관계를 더 발전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IM의 잠재 가치는 82억달러
최근의 특허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관심을 모으는 기업이 '블랙베리'로 유명한 리서치인모션(RIM)이다. 더스트릿에 따르면 RIM이 보유한 특허는 약 1만1천개 수준. 이 수치엔 18개월 내에 출원한 특허를 제외한 모든 게 포함된 것이다.
이 수치에 앞의 계산을 적용하면 RIM의 가치는 약 82억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RIM의 가치 역시 구글 같은 매입 의향을 내비친 기업이 있을 경우에 실현될 수 있다.
더스트릿은 이런 계산을 토대로 "가까운 장래엔 100억달러를 웃도는 특허 거래는 성사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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