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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스마트폰 시장서 ARM에 '선전 포고'


"PC 넘어 스마트폰으로 간다"…무어스타운 공개

'성능이 BMW인데 도요타가 겁날까'

인텔이 기존 제품의 전력소모를 50분의 1로 줄인 저전력 아톰 플랫폼(S6 시리즈, 코드명 무어스타운)'을 앞세워 스마트폰 프로세서 시장 공략에 진입함에 따라 이 분야 강자 ARM과의 피할 수 없는 전면전이 예고됐다.

스마트폰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인텔은 130 나노 공정 제품으로 몸을 풀었지만, 이번에 90나노와 65나노를 건너 뛰고 부피와 전력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는 45 나노공정을 도입한 '무어스타운'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 회사 울트라 모빌리티 그룹을 총괄하는 아난드 챈드라세커(Anand Chandrasekher) 수석 부사장 및 총괄 매니저는 4일(현지시각)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기술브리핑 및 기자간담회에서 "성능의 한계를 극복한 인텔 아키텍처(IA)의 제품으로 각인될 것”이라며 “인텔의 스마트폰 프로세서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PC 넘어 스마트폰 정조준

인텔은 철저하게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해 이 제품을 내놓았다.

PC 시장의 제왕이었던 인텔이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맞아 모바일 PC나 다름없는 스마트폰의 CPU 영역까지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도전인 셈이다.

안드로이드 OS를 지원한다.

챈드라세커 수석부사장은 "당장은 윈도 계열은 지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윈도 OS까지 적용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무어스타운은 1.9기가헤르츠(㎓) 제품의 경우 태블릿 PC를 포함한 여러 휴대형 단말기를 겨냥했지만, 주력인 1.5기가(㎓) 제품은 철저하게 ARM이 절대강자로 군림하는 스마트폰 시장을 조준했다.

이 플랫폼은 시스템온칩(SoC)에 3D 그래픽 기반 45 나노공정의 아톰 프로세서 코어, 비디오 인코딩 및 디코딩, 메모리 및 디스플레이 콘트롤러 기능을 통합했다. 여기에 시스템의 다양한 기능과 입·출력 블록을 지원하는 칩(MP20 플랫폼 콘트롤러 허브)도 연결했다.

인텔은 전력전송과 배터리 충전 기능을 담은 전용 복합신호IC(MSIC) 칩을 꽂아 쓰기만 하면 되도록 구성, 이 플랫폼의 기본 규격을 완성했다.

이 회사 테크니컬마케팅부문 김성민 이사는 "태블릿 PC용으로 만들어진 기존 멘로(Menlow)와 타사 제품을 비교하는 것은 격이 맞지 않는다"며 "무어스타운이 스마트폰 최적화 플랫폼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의 자신감은 테스트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플랫폼 레벨에서 이전 버전(Menlow)과 비교해 대기전력이 50분의 1, 통화시간의 전력소모는 20분의 1, 브라우징 및 영상 가동시 전력소모가 2~3배로 줄어든 것이다.

◆대기전력 10일 이상 가능

이렇게 되면 통화하지 않은 대기전력 시간이 10일 이상 가능해진다. 브라우징 및 영상 가동 역시 최대 4~5시간의 수명을 낼 수 있다.

1.5기가~1.9기가 제품인 무어스타운은 1.5~3배 가량 연산성능이 높아졌고, 코어 영역에 핵심 기능들을 모두 포함함으로써 그래픽 속도가 2~4배, 자바스크립트 처리가 4배 이상 빨라졌다.

대기모드일 때 전력소모량을 ‘제로’에 가깝도록 하지만 다시 재가동이 필요하면 ‘1천분의 1’ 초의 속도로 돌아오는 초저전력 스테이트(S0i1 및 S0i3)가 이용된다. 핵심영역인 코어의 전력 소모량은 100마이크로와트(mW) 수준이다.

프로세서는 평소에는 발열이 많지 않은 700메가~800메가 헤르츠로 연산작업을 처리하다가 스마트폰으로 웹페이지를 여는 등 신속한 데이터 처리가 필요할 때 1.5 기가로 급가속할 수 있는 '버스트 퍼포먼스 테크놀로지', 필요시 코어 내부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이는 '버스 터보 모드' 등은 45나노 공정 도입과 함께 전력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톰 프로세서 담당 벨리 쿠타나 최고설계사는 "넷북을 타깃으로 했던 1세대 아톰 프로세서 출시 후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해) 플랫폼 레벨에서 전력 소모량을 50분의 1로 절감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며 "인텔 아키텍처(IA)가 자랑스럽게 기록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제조사와의 전단구축이 관건

인텔은 무어스타운을 하반기부터 출시할 계획으로, 현재 단말기 제조사 및 플랫폼 파트너들과 협력관계 구축에 한창이다.

와이파이, 3G·HSPA, 와이맥스를 지원하며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노키아와 협력하는 OS인 미고, LG전자가 참여했던 OS 모블린 등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해 경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인텔이 제시한 타사 제품과의 배터리 성능비교에서 오디오 영역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낮지만 비디오(영상영역), 브라우징, 음성(통화, 3G) 영역에서는 경쟁력이 앞서는 것 역시 인텔로선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점들은 종합 칩 메이커인 인텔이 스마트폰 플랫폼 시장에서도 잠재력과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32나노 공정의 차세대 스마트폰용 플랫폼 메디필드(medifield) 등이 출시되면 한층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텔의 기대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는데 익숙한 엔지니어들로부터 성능을 검증받는 동시에 '스마트폰 플랫폼=ARM'이라고 정형화된 틀을 깰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텔과 스마트폰 플랫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LG전자가 돌연 '잠정스톱'으로 돌아선 것 역시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기존 검증된 제품을 더 선호한다는 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재 인텔 플랫폼으로 단말기기를 출시한 곳이 중소기업들 밖에 없다는 점을 되돌아 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챈드라세커 부사장은 "경쟁사에 비해 성능이 월등하다는 것은 무어스타운의 벤치마킹 테스트로 이미 증명된 바 있으며 현재 대형 (단말기)제조사 2~~3곳과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칩의 출시 가격을 묻는 질문에 "BMW를 도요타와 같은 가격에 내놓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충분히 경쟁력 있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강호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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