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약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가운데, 국내 완성차·부품 업계는 미국 현지 생산 체제 확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2d505cef58c4e1.jpg)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개최한 후 자동차 관세율에 대한 질문에 "아마 4월 2일에 발표할 예정"이라며 "25% 정도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4월 2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구체적인 자동차 관세율을 이번에 처음 언급한 것이다.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인상하면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수출한 자동차 약 278만 대 가운데 미국 수출량은 143만 대로 절반이 넘는다.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지금까지 상대국 자동차에 관세를 거의 부과하지 않고 있다.
KB증권은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그 두 배가 넘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단순 계산으로 영업이익 감소치가 1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170만8293대 중 101만5005대(59.4%)는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된 차량이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지난달 열린 2024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관세만큼 추가 부담이 생기겠지만, 장기적으로 가격 인상이나 생산지 조정 등을 통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c984ccd589d0ed.jpg)
미국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사업장도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GM 한국사업장의 부평·차원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비중은 각각 89%, 84%에 달한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으로 GM 본사가 글로벌 생산 전략을 바꿔 GM 한국사업장에 할당된 생산 물량을 미국 내 공장으로 옮길 수 있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내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 때부터 예고된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가동에 들어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연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높일 계획이다. 또 앨라배마 공장(35만6100대), 기아 조지아 공장(34만 대) 물량을 더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총 119만610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176918958ad9f3.jpg)
자동차 관세에 따라 간접적 영향을 받는 자동차 부품 업계도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악셀 마슈카 현대모비스 부사장은 지난달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생산을 강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미국에서 생산 베이스를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아직 어떤 식으로 규제할지 정확하게 공표된 바가 없어 최대한 기민하게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미국 테네시주 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 능력을 550만 개에서 1200만 개로 높일 예정이다. 이르면 4분기에 초도 생산을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미국 조지아에 공장을 둔 금호타이어는 향후 발표되는 관세율 등 정확한 방침을 확인한 뒤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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