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찍은 은하수. 둥근 지구 뒤로 끝없이 빛나는 별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다. [사진=NASA]](https://image.inews24.com/v1/d4321635bcdec2.jpg)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어둡고 조용한 하늘(DQS, Dark and Quiet Skies)’에 대한 국제 천문학자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간 중심의 뉴스페이스 시대가 펼쳐지면서 무분별한 인공위성 발사가 앞으로 우주과학 발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스페이스X는 군집 위성인 ‘스타링크’를 최대 약 4만기 정도 쏘아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 교통체증’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공간은 정해져 있는데 그 공간이 인공위성으로 가득차면서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란 진단이다.
스페이스X뿐 아니라 전 세계 우주 업체들도 앞다퉈 지구 궤도에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을 내놓고 있다. 지구 궤도에 수만 개의 인공위성이 자리 잡으면서 별을 관측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찍은 은하수. 둥근 지구 뒤로 끝없이 빛나는 별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다. [사진=NASA]](https://image.inews24.com/v1/7c148b863de2f5.jpg)
어느 정도 질서 있고 국제적 합의에 의한 인공위성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분별한 ‘양적 성장’에만 매몰되면 앞으로 지구적 문제가 될 것이란 해석이다.
한국천문학회(학회장 박병곤)는 3일 어둡고 조용한 하늘(DQS, Dark and Quiet Skies) 보호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천문학회는 어둡고 조용한 하늘 보호를 통한 지탱 가능한 우주 활동의 중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관련 국내외 단체, 기구와 협력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천문학회는 지난해 8월 제32회 국제천문연맹(IAU,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총회에서 채택된 ‘어둡고 조용한 하늘’ 보호를 지지하는 결의안에 동의하는 취지로 3일 관련 성명서를 발표했다.
인공위성 수가 급증함에 따라 태양 빛을 반사하고 우주공간에서 특정 주파수의 전파를 방사하는 빛 공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어둡고 조용한 하늘 보호’란 인공적 빛 공해와 전파 간섭을 줄여 천문 관측을 지원하고 생태계와 인간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활동을 뜻한다.
국제천문연맹은 2022년 ‘어둡고 조용한 하늘 지킴이 센터(CPS, Center for the Protection of the Dark and Quiet Skies from Satellite Constellation Interference)’를 출범해 국제 무대에서 관련 문제를 알리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엔 우주 공간 평화 이용 위원회(United Nations Committee on the Peaceful Uses of Outer Space)에서 DQS를 2025년부터 5년 동안 공식 의제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천문학회는 ‘어둡고 조용한 하늘’ 보호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 입장을 지지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항공청이 더 실천적 정책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뉴스페이스 시대로 대변되는 21세기 우주 탐사와 우주 산업의 비약적 성장은 인류의 미래에 큰 기회가 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민간 기업에 의한 우주 통신 기술의 발전과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으로부터 인류의 복리 증진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군집 위성을 활용한 통신은 지구 구석구석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통신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부작용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천문학회는 “기술 발전은 매우 중요한데 다른 한 편으로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며 “군집 위성의 반사광으로 밤하늘이 밝아져서 지상 광학 망원경의 천체 관측에 지장을 초래하며 전파 간섭으로 인해 지상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 전파를 관측하는 과학 활동에 장애를 일으킨다”고 전했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보호하는 것은 비단 천문학만이 아니라 인류의 문화적, 심미적 유산을 보존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정체성과 상상력을 유지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천문학회는 지탱 가능한 우주 개발을 위해서는 이러한 점을 반드시 고려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24년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된 제32차 국제천문연맹 총회에서는 ‘위성의 유해한 간섭으로부터 어둡고 조용한 하늘 보호(Protection of the Dark and Quiet Skies from Harmful Interference by Satellite)’라는 제목의 결의안이 채택된 바 있다.
2023년 6월 개최된 유엔 우주 공간 평화 이용 위원회(United Nations Committee on the Peaceful Uses of Outer Space)에서 대한민국 대표단은 ‘어둡고 조용한 하늘’ 보호를 지지하는 입장을 천명했다.
석지연 한국천문학회 총무이사는 “DQS는 마치 산업혁명 당시 환경은 생각하지 않고 개발과 성장에만 주목한 전철을 밟지 말자는 의미”라며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더라도 지속 가능하고 인류의 혜택을 위해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를 함께 고민하자는 국제적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천문학회는 끝으로 우리나라 정부가 국제 사회에서 ‘어둡고 조용한 하늘’ 보호 의제에 대해 적극적이고 지속적 활동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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