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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는 지구에만 있을까…더 넓은 우주는 공간 낭비 [지금은 우주]


소행성 베누에서 발견된 ‘원시 태양계의 흔적’

제이슨 드워킨 NASA 박사가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이 지구로 가져온 베누 샘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NASA/James Tralie]
제이슨 드워킨 NASA 박사가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이 지구로 가져온 베누 샘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NASA/James Tralie]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생명체가 지구에만 산다면 더 넓은 우주는 공간 낭비이다.”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한 말이다. 더 넓고 넓은 우주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 않겠느냐는 의문이었다. 지구 외 다른 천체에서 생명체를 아직 찾지는 못했는데 다른 천체와 은하계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같은 의문에 하나의 실마리가 풀렸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청(NASA)은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해 지구로 밀봉한 채 가져 온 돌덩어리와 먼지를 분석한 결과 아미노산과 DNA‧RNA 정보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아미노산은 연결되면 생명체의 기본이 되는 단백질을 만든다. DNA와 RNA는 유전 정보를 물려주는 기본이다.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는 거다.

제이슨 드워킨 NASA 박사가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이 지구로 가져온 베누 샘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NASA/James Tralie]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2020년 소행성 베누에서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NASA]

NASA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우주선은 소행성 베누에서 샘플을 채취해 2023년 9월 지구로 가져왔다. 베누는 약 45억 년 전 태양계 형성 초기에 생겨난 원시 천체로 알려져 있다. 태양계의 초기 상태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태양계 타임캡슐로 꼽힌다.

지구로 가져온 샘플을 분석한 결과 아미노산(지구상의 생명체가 단백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20개 중 14개)과 지구상의 생명체가 더 복잡한 지상 생물 분자에서 유전 지침을 저장하고 전송하는 데 사용하는 염기를 확인했다.

여기에 베누 샘플에서 예외적으로 높은 농도의 암모니아가 검출됐다고 NASA 측은 설명했다. NASA 측은 암모니아는 생물에 있어 중요한데 적절한 조건이 만들어지면 포름알데히드와 반응해 아미노산과 같은 복잡한 분자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암모니아는 아미노산 합성에 필요한 질소 원자를 제공한다. 포름알데히드는 특정 대사 경로에서 중간체로 작용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생물체 내에서의 복잡한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레고 블록’으로 통한다. 아미노산이 서로 연결돼 폴리펩타이드 사슬을 형성하고 이 사슬이 접히거나 조립되면서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단백질은 모든 생물학적 기능의 기본이다.

베누 샘플에서 발견된 생명체의 구성 요소는 이전에도 지구에 떨어진 다른 운석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베누 샘플과 이전 운석의 차이점은 ‘오염 여부’에 있다.

베누 샘플은 우주공간에서 우주선에 밀봉된 채 지구로 가져왔다. 대기권에서도 오염되지 않았다. 순수 샘플이다. 반면 이전 운석은 대기권을 통과하는 과정과 여러 차원에서 지구 환경에 오염될 수밖에 없었다.

대니 글래빈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수석과학자는 “우리가 찾고 있는 단서들은 너무나 미세하고 지구 환경에 노출되면 쉽게 파괴되거나 변경될 수 있다”며 “이번 베누 샘플은 우주선이 밀봉한 채 지구로 가져온 것으로 순수한 샘플”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베누 샘플에서 11개 광물의 흔적이 발견됐는데 이 광물들은 물에 녹아 있는 소금을 형성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증발하면서 소금을 고체 결정으로 남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이슨 드워킨 NASA 박사가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이 지구로 가져온 베누 샘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NASA/James Tralie]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이 2020년 채취한 소행성 베누 샘플이 2023년 9월 지구에 도착했다. [사진=NASA]

제이슨 드워킨 NASA 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 과학자는 “오시리스-렉스의 이번 베누 샘플 분석 결과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풍부한 태양계에 대한 큰 변화를 더했다”며 “우리는 왜 지금까지 지구에서만 생명체를 보고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하는 걸까”라며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한편 소행성 베누는 지름이 약 500m 크기로 태양을 중심으로 1.2년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지구와 화성 궤도 사이를 이동하며 약 6년마다 지구에 근접한다. 태양계 초기의 유기물과 광물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2016년 9월 발사돼 2018년 12월 베누에 도착했다. 이후 2020년 10월 표본을 채취한 뒤 2023년 9월 24일 샘플을 담은 캡슐을 미국의 유타사막에 떨어트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체의 존재 증거를 보여주지는 않는데 생명체가 출현하는 데 필요한 조건들이 초기 태양계 전반에 널리 퍼져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획기적 발견으로 평가받고 있다.

니키 폭스 NASA 박사는 “오시리스-렉스 임무는 우리 태양계의 시작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혔다”며 “소행성은 우리 지구의 역사를 담은 타임캡슐을 제공하며 베누 샘플은 지구에서 생명이 시작되기 전에 태양계에 어떤 성분이 존재했는지 이해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이번 발견은 다만 생명체 진화로 이어질 수 있었느냐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지구는 원시 생명체를 시작으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끝에 현재의 고등 지적 생명체인 인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항성(태양)으로부터 적절한 거리인 이른바 ‘거주 가능한 공간’에 지구가 있으면서 적당한 온도와 적절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주과학자들이 다른 항성계에서 적당한 거리의 ‘거주 가능한’ 행성을 찾고 여기에 액체 상태의 물 존재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생명체 씨앗’을 품고 있는 베누와 같은 소행성 충돌 등으로 지구와 비슷한 다른 행성에 영향을 미쳤고, 항성과 적당한 거리와 적절한 온도, 적합한 액체 상태의 물이 있었다면 다른 천체에도 생명체가 진화했을 가능성은 충분하지 않았겠느냐는 게 이번 발견의 의미로 해석된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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