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경색됐던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삼성과 SK가 일본에서 반도체 투자를 확대한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역량이 높은 시장으로 국내 기업들은 공급망 강화를 위해 이를 투자 거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가 올 들어 일본에서 반도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SK스퀘어는 해외 반도체 투자를 위해 투자법인 TGC 스퀘어를 설립했다. 여기엔 SK하이닉스, 신한금융그룹, LIG넥스원 등이 공동 출자에 참여한다. 출자금은 1천억원이다.
특히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는 첫 투자 대상으로 일본 반도체 강소기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조성된 투자금의 약 60%를 일본 소부장 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는 일본 반도체 투자 네트워크를 가동하며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사,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사, 반도체 소재 개발사 등 투자 대상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일본에서 R&D 투자를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일본 내 연구·개발(R&D) 거점인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저팬(DSJR)'을 요코하마에 설립했다. 일본 각지에 분산됐던 연구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출범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DSJR에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 시제품 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이처럼 삼성과 SK와 일본에서 반도체에 힘을 싣는 건 반도체 수출 규제가 해소 되는 등 양국의 관계가 회복되고 있고, 일본이 여전히 반도체 소부장 분야에서 입지가 탄탄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은 최근 서로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 복원했다. 한국이 지난 4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한데 이어 일본도 지난달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일부를 개정하는 정령안'을 결정했다. 개정 정령안의 시행 시점은 오는 21일이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반도체 소부장 강자'로 꼽힌다. 실제로 일본에는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전 영역에서 대체가 어려운 하이엔드(High-end) 기술에 특화해 전 세계 시장점유율 30% 대를 차지하는 글로벌 1~2위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한 이후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총 2조 엔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반도체 소부장 강국이라 공급망 강화 차원에서 투자 가치가 있다"며 "양국의 무역 관계도 해빙 무드가 조성돼 앞으로 투자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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