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불참과 저지로 개시가 불투명했던 국회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6시간 만에 야당 없이 실시됐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와 관련해 "압수수색은 검찰의 권한이 아닌 의무"라며 "민주당이 협조해 줄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4시께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대검 국정감사에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직무를 유기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1야당 당사 압수수색이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민주당을 의식해 "2016년(박근혜 정부) 청와대 압수수색 당시, 청와대가 '국가의 중대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을 들어 거부했지만 결국 압수수색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의원회관이나 국회사무처, 법원, 판사 집무실 등도 압수수색 한 일이 있다"며 "검찰의 권한이 아닌 책무이자 의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검 국감 전날 의도적으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저라고 그 압수수색 결정을 내리기가 용이했겠느냐"며 "발부 받은 영장에 대해서 집행하지 않는다고 하면 5년, 10년 뒤 저희들이 법률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8시간 동안 영장집행을 호소한 검사들이 핍박을 받고 돌아왔을 때, 저도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공당의 정치활동이나 정책을 압수수색 하려는 것이 아니다. 협력해 주시리라 믿고 싶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야당 법사위원들은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에 항의하며 국감에 불참했다. 또한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오후 3시께 국감을 재개하려 하자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감사를 저지한 바 있다. 이에 여당 법사위원들은 국감 시작과 함께 민주당을 성토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정말 민주당의 주장대로 야당탄압, 정치보복이라면 (국정감사에서) 그것을 따져 물어야 한다"며 "이를 포기하고, 방해하고, 장외로 나간다는 건 야당 의원들도 할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 국감일정은 이미 (여야 간 합의로) 정해진 일정이고,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도 아니다"라며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면서 국회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의회민주주의를 짓밟는 것은 민주당의 전매특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기동민(간사)·박범계·박주민·최강욱 의원 등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같은 시각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주당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중지 ▲야당 탄압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 ▲이원석 검찰총장,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문책 등을 요구했다.
기 의원은 "오늘 정상적인 국정감사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을 통고했음에도 (김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의해 아까와 같은 소란이 있었다"며 "검찰의 의도된 정치 기획수사는 정부 여당과 그것을 사주하고 있는 대통령실에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총장이 국감에서 압수수색 협조를 요청한 것을 두고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검찰이 전방위 정치수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법무부와 검찰에 지시해주기 바란다"며 "현재 자행되는 야당 탄압이 대통령의 뜻에 반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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