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검찰의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정치가 아니라 그야말로 탄압"이라며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퇴행을 함께 막아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정감사 중에 야당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는 일은 한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 민생이 어렵고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평화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맡긴 권력을 야당 탄압에, 초유의 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소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이어 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만약 대선 자금으로 줬다는 주장이 맞다면 남욱이 지난 가을쯤 JTBC 인터뷰에서 '10년 동안 (이재명을) 찔렀는데 씨알도 안 먹히더라'고 했겠으며, 그들(유동규 등)의 대화 녹취록에 '우리끼리 돈 주고받은 것은 성남시장실이 알면 큰일난다, 죽을때까지 비밀로 하자'고 했겠느냐"며 "정권과 검찰이 바뀌니 진실도 바뀌는데, 진실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런 조작으로 야당을 탄압하고 정적 제거, 정권 유지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의원 여러분께서 함께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퇴행을 함께 막아나가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자신들의 무능과 실정(失政)으로 더 큰 위기가 초래됐음에도 윤석열 정권은 극복할 책임감은커녕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국면 전환에 혈안이 돼 있다"며 "검찰, 감사원, 경찰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전(前) 정부와 야당 인사에 대한 전방위적인 정치탄압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검찰을 앞세워 끝까지 탄압에 올인한다면 민주당은 분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며 "(민주당) 169명 의원 전원은 오늘부터 비상한 시국에 따른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 남은 정기국회에서 민생 예산, 입법 처리를 제외하고는 (윤 대통령 관련) 의혹과 정치탄압 규명에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원내대표는 감사원의 서해 피격사건 감사 발표, 서욱 전 국방부장관 등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소환조사 등과 관련해 "정치탄압 칼날의 끝은 결국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겨누고 있다"며 "(검찰의) 소환과 구속영장 신청 다음 수순은 전직 대통령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전날(19일) 김용 부원장을 체포하고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김 부원장은 '위례 신도시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에게 8억원가량을 수뢰(受賂)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해당 자금이 이 대표의 대선 자금에 활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전날 오후 3시께부터 민주연구원이 있는 민주당사의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저지하는 민주당 국회의원, 당직자들의 항의를 이기지 못하고 8시간 만에 철수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정치 탄압' 주장에 "저 역시도 보도를 보고 아는 정도이고, 자세한 수사 내용을 챙길 정도로 한가하지는 않다"며 "그런 얘기가 과연 정당한지 국민들이 잘 아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정감사 보이콧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당은 오전 공지를 통해 이날 국정감사에 전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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