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가 2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 업황 전망에 웃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엔 서버향을 비롯한 고부가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였지만 하반기는 이도 기대하기 쉽지 않아서다. 양사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투자 규모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DS) 부문이 2분기에 매출 28조5천억원, 영업이익 9조9천800억원을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 증가했다. 특히 매출은 분기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제적 시장 예측이 통했다"며 "서버향 메모리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을 펼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호실적을 거뒀지만 삼성전자는 시장 여건 상 메모리반도체의 단기 투자 계획은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선단공정 투자를 하겠다는 투자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이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재고를 활용해 유연하게 제품을 공급하고, 단기 설비투자 계획은 여기에 맞게 탄력적으로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부사장은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경우 지나친 낙관론이나 비관론을 갖기 보다는 여러 요소를 점검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한 13조8천1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3조원대 분기 매출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4조1천9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나며 4조원을 뛰어 넘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에 D램 제품 가격은 하락했지만 낸드 가격이 상승했고, 전체적인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솔리다임의 실적이 더해진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삼성처럼 상반기 장사는 잘했지만 하반기 이후 시장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시설투자 규모 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는 2분기 말 기준 전분기보다 1주일치 정도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재고를 무리하게 처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설투자 규모는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내년 시설투자는 상당 폭 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몇 가지의 시나리오를 두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당 폭 투자가 감소되는 시나리오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 사장은 "최근 장비의 리드타임(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 폭 해결되면서 시장 수요에 맞춰 움직일 여지가 커지고 있다"며 "일단 하반기 상황을 보면서 민첩하게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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