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단기 설비투자 계획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완제품 분야도 부정적 요인이 많은 만큼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7조2천억원, 영업이익 14조1천억원을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늘었고 영업이익은 12.2% 증가했다. 이는 2분기 사상 최대, 역대 분기 기준 두 번째 매출이다.
이같은 호실적을 거뒀지만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불확실성이 크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하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단기 투자 계획은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선단공정 투자를 하겠다는 투자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이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재고를 활용해 유연하게 제품을 공급하고, 단기 설비투자 계획은 여기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부사장은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경우 지나친 낙관론이나 비관론을 갖기 보다는 여러 요소를 점검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휴대폰과 TV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삼성전자는 경제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하반기 스마트폰 수요 전망치를 하향했다.
김성구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연초까지만 해도 하반기 스마트폰 매출과 물량 모두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후반 성장을 예상했다"며 "최근에는 시장 불확실성 영향이 있어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성장할 것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플래그십 제품의 경우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상무는 "중장기적으로 프리미엄 경험에 대한 니즈 확대, 성장 국가의 가처분 소득 증가, 폴더블폰과 같은 첨단 기술 대중화로 플래그십 중심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시장 위축으로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플래그십 판매를 확대하며 전년 대비 매출과 평균판매가격(ASP) 모두 상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TV 시장도 기회 요인과 불확실성이 상존해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힘든 만큼 프리미엄 중심의 판매 확대 전략을 지속키로 했다.
김영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상무는 "하반기 TV 시장은 성수기 진입과 스포츠 이벤트 개최로 기회 요인이 있지만, 거시 경제 측면에서는 변수가 많아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수요가 불확실한 가운데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운영 최적화로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네오 QLED 중심의 판매 전략을 지속하고, 98인치 판매를 본격 확대하며 90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부품을 중심으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공급망 이슈가 본격 확산되면서 이러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고객들에게 차질 없이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왔다"며 "전략적 대응 차원에서 지난해 말부터 주요 공급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핵심 부품을 중심으로 재고를 확보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들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일부 지역 봉쇄 조치 등으로 공급망 이슈가 더 심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재고 보유를 확대했고, 이는 안정적인 제품 공급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상황에 대해서는 "DX 부문 위주로 재고가 적정 수준으로 조정되겠지만, 매크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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