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자체 발주의 도시재생계획 사업 과정에서 입찰담합한 건축사사무소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9일 공정위에 따르면 어울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와 어반플레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는 지난 2018년 서울 금천구와 경기 성남시가 공고한 '도시재생계획 수립용역' 입찰에서 사전에 어울림엔지니어링을 낙찰예정자, 어반플레이스를 들러리로 참가하기로 합의, 이를 실행했다.
도시재생계획이란 인구의 감소,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등을 통해 활성화시키고자 수립하는 계획을 의미한다.
서울 금천구 입찰에서는 어울림엔지니어링은 자신이 사업수행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 단독 응찰로 인한 유찰을 방지한다면 낙찰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어반플레이스에 들러리로 참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어울림엔지니어링은 어반플레이스의 입찰 참가 제안서와 발표 자료를 대신 작성해 이메일을 통해 전달했다. 어반플레이스는 이를 그대로 제출하였으나, 입찰 결과 이들 외 타 업체가 입찰에 참가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들은 낙찰 받지 못하였다.
경기 성남시 입찰 최초 공고된 입찰에서 어울림엔지니어링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가하여 유찰된 후 재공고된 입찰이었는데, 재입찰 역시 단독 응찰을 예상한 어울림엔지니어링이 유찰 방지 등을 목적으로 어반플레이스에게 들러리로 참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만이 입찰에 참가한 결과, 사전에 합의한 대로 어울림엔지니어링이 낙찰 받았는데, 어울림엔지니어링은 이 사업 예산액의 100%인 6억4천498만원의 금액으로 투찰해 최종 6억2천만원의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어울림엔지니어링은 서울 금천구 및 경기 성남시 용역을 자신이 수행할 목적으로 단독 입찰 참가에 따른 유찰 방지 등을 위해 이 사건 공동행위를 설계·주도했다. 이들은 사건 입찰 이전부터 개인적인 친분으로 공동수급체를 형성해 입찰에 참가하는 등 협력 관계에 있었다.
공정위는 담합에 가담한 2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2천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공공 분야 용역 입찰에서 친분 또는 협력 관계에 있는 사업자들이 서로 들러리를 서주는 관행화된 담합에 경종을 울렸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축사사무소들의 입찰담합을 적발·제재함으로써 시장에서의 경쟁질서 확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공 분야에서의 용역 입찰에 대한 담합 감시를 강화하고, 법위반 인식 부족 등으로 비롯된 관행적인 담합을 적극적으로 찾아 근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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