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윤석열 정부가 온통 뒤집어쓸까 우려스럽다."(국민의힘 한 관계자)
부동산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규제 완화 공약에 대한 기대심리로 또다시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에서 '신중론'이 힘을 받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칫 시장 불안에 대한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에서 0.00%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1월 셋째주(0.01%) 이래 줄곧 하락세를 걷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11주 만에 다시 보합세로 전환한 것이다.
매수심리도 회복하고 있다. 4월 첫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9를 기록하면서 이전주(93.6)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은 89.1에서 90.7로 1.6포인트, 수도권은 91.4에서 91.6으로 0.2포인트씩 상승했다. 지방 역시 95.6에서 96.0으로 0.4포인트 상승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단지(전용면적 158㎡) 아파트는 지난달 18일에 직전 최고가(36억원) 대비 15억원 오른 51억원에 매도됐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 129㎡)는 지난달 24일에 직전 최고가보다 12억원 높은 63억원에 거래됐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인수위의 규제완화 방침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인수위와 국민의힘을 몰아붙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어렵게 안정세를 찾아가던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규제 완화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인수위를 겨냥했다.
상황이 이렇자 인수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수위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조치들에 대해 '정책 실패' 사례로 규정하고 규제 완화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 조짐에 자칫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수위는 부동산 책임론을 경계하며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5차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폭등과 세금 폭탄은 명백히 전 정부의 잘못이지만 그것을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당장 바로잡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철저한 시장주의 노선을 주장해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역시 이날 "지나친 규제 완화나 시장에서 잘못된 시그널로 악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며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교하고 신중하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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