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53년만에 첫 파업 위기에 몰린 가운데 삼성그룹 12개 계열사 노조들이 합세해 올해 기본급 임금 10%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지난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했음에도 사측이 진정성 있는 교섭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는 8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삼성연대 2022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도 임금을 10%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삼성노조연대에는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생명직원노조, 삼성화재노조, 삼성화재애니카손사노조, 삼성생명금융서비스노조,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조,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삼성웰스토리노조, 삼성SDI울산노조, 삼성에스원참여노조, 스테코노조, 삼성엔지니어링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삼성그룹 내 노동조합 중 최초로 삼성그룹에 공동요구안을 제시하며 공동교섭을 촉구하는 공동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
이들이 이번에 제시한 요구안은 ▲2022년도 임금 공통 10% 인상 ▲포괄임금제 폐지 및 고정시간외 수당 기본급 전환 ▲각종 수당 통상임금 산입 ▲OPI 세전이익(초과이익성과금) 20% 지급 ▲TAI(목표달성장려금) 및 OPI 평균임금 산입 ▲임금피크제 폐지 및 정년 65세 연장 ▲복리후생 개선 등이다. 전자 등 삼성 주요 계열사의 경우 지난해 기본급 4.5%가 인상됐다.
또 노조는 사측이 교섭에 적극 나서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지난해 2월 8일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아 사측에 공동교섭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고 있다.
노조 측은 "아직도 삼성그룹사의 의사결정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며 "사측이 노사 평화와 상생을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입장을 바꿔 공동요구안 협상을 위한 공동교섭장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노조연대가 이처럼 나서면서 사측은 난감해진 모습이다. 이날 노조 측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도 곤혹스러워하며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앞서 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는 그동안 자동차, 조선 등 다른 업종과 다르게 노조와 교섭 없이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매해 임금 인상률을 정해왔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노조 활동이 본격 전개되면서 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쟁의행위가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삼성디스플레이, 같은해 10월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가 파업이나 집단휴가 등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어 삼성전자도 2021년 임금교섭이 결렬되면서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신청을 접수하고 쟁의권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노조 측은 "지난 1년 동안 노사상생을 위한 진심 어린 설득도, 의미 있는 투쟁도 해봤지만 사측이 아직 변하지 않아 더 강하게 투쟁할 수밖에 없다"며 "무노조경영 포기의 시금석은 노사협의회가 아닌 노동조합과 교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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