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그린바이오서 바이오 전반으로…CJ·대상의 사업 확장 '평행이론'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식품업계 60년 맞수인 CJ제일제당과 대상이 비슷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소재와 제약·바이오 분야에 본격 진출했다. 라이신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맞붙은 데 이어 최근에는 비슷한 시기 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 본격 확장 시기에 대상도 바이오 사업 '시동'

CJ제일제당은 내년 1월 레드바이오 전문 자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의 레드 바이오 사업 부문을 지난 7월 인수한 바이오기업 '천랩'에 넘기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화이트 바이오 분야에서도 유럽과 북미 친환경 인증을 획득하고 사업을 확장한다. 올해 회사 측은 네덜란드 소재 기업에 정밀 부품 산업과 의료용으로 쓰이는 3D 프린터 필라멘트 생산을 위한 PHC(해양 생분해 플라스틱)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상그룹도 지난 6월 대상셀진을 신규 설립했다. 설립 당시 자산은 25억원 규모이며 대상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대상셀진은 의료소재사업을 한다. 구체적으로 정관에 기재된 사업 내용은 ▲생명공학을 이용한 화장품·의약품 제조판매업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연구개발 및 제조 ▲단백질 의약품 개발 및 생산 ▲식품 및 건강보조식품 제조 및 판매 등이다. 이 때문에 향후 의약품 바이오사업도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상은 배양육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엑셀세라퓨틱스, 스페이스에프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 세포를 배양해 별도의 도축 과정 없이 세포공학 기술로 생산하는 인공 고기다.

◆ '대상 vs CJ제일제당', 라이신 사업서 맞대결…그린바이오->바이오 전반 확대

식품업계 전통 라이벌인 이 두 회사는 과거에도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드물게 글로벌 라이신 사업에서 맞붙었다. 라이신은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위해 사료에 첨가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1973년 국내 최초로 라이신을 개발한 대상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렸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때 사업 다각화가 발목을 잡으면서 라이신사업 부문을 독일 화학 기업 바스프에 매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후발주자인 CJ제일제당이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능력을 2배로 증설하며 사업을 확장했고 현재 1위 자리를 꿰찼다.

이후 바스프가 2007년 화학기업 백광산업에 라이신 사업을 넘겼고 2015년 대상이 백광산업을 다시 인수하며 라이신 사업 부문을 되찾았지만, 그때는 이미 후발주자로 CJ제일제당, 일본 아지노모토 등 기존 경쟁사들을 쫓아가야 했다.

또한 최근 CJ제일제당과 대상은 라이신 개발 기술 관련 특허 소송 직전 합의에 이르기도 했다. 지난 2일 CJ제일제당이 법원에 소송 취하서를 제출하면서 101억원 대 특허 소송이 마무리된 것이다.

이처럼 두 회사가 비슷한 사업 부문에서 부딪치는 건 해당 사업이 식품업과 연관이 있는 사업으로 상대적으로 시장 성장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라이신 등으로 그린바이오 연구를 꾸준히 한 만큼 다른 바이오 사업에서도 일정 부분 연구성과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그린 바이오라는 생명공학 사업 자체가 연구성과가 있으면 화이트 바이오나 레드 바이오로도 연결이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사업 확장이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