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주요 대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매각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남은 과정에서 대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있어 흥행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애경그룹, KCGI(강성부 펀드),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등이 참여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전이 흥행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대 2조 원으로 추산되는 높은 인수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SK·롯데·GS·한화·CJ그룹 등 대기업의 인수전 참여가 관전 포인트였지만, 이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예비입찰 마감일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주가가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대기업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은 남아 있다. 본입찰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9월 중 예비입찰에 참여한 곳들 가운데 적격인수후보를 추려내고 본실사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대기업이 적격인수후보로 추려진 곳들에 합류할 여지가 있다.
특히 KCGI는 단독 입찰이 불가능해 다수 기업과 컨소시업을 구성해야 하는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대기업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KCGI 측은 9월 중순 인수전 파트너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진다.
전략적투자자(SI)이지만 덩치가 작은 애경도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대기업과 함께 할 가능성이 있다. 애경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을 때부터 GS그룹과의 공동인수설이 업계에서 나돌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4일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기업의 인수전 참여 기대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애경의 재무적투자자(FI)가 돼 애경의 자금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대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은 여전하고, 연말까지는 어떤 대기업이 참여할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본입찰 때 어딘가(적격인수후보)와 손 잡고 대기업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제휴가 일어날 수 있다"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파는 쪽하고 사는 쪽의 양자의 딜이 아니라 채권자인 KDB산업은행이 끼어있기 때문에 삼자 협상이다"며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매각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변화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팔아야 하는 쪽이 쫓기는 쪽(금호산업)인데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딴 데(대기업)를 불러들여서 참여토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말까지 매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유찰 가능성이 있어, 내년에 판을 새로 다시 짜면 대기업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허 교수는 "연말까지 금호산업이 팔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주도권이 채권자인 산업은행으로 넘어간다"며 "금년에 성사되지 않으면(유찰) 판을 새로 짤 수밖에 없는데 그때 대기업이 새로 예비입찰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연내 매각 완료를 위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요청한 5천 억 원보다 3배 이상 많은 1조6천억 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산은이 정부에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 추진 방안'에는 매각 무산 시 아시아나항공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황금빛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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