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설재윤 기자]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뇌(human brain)을 따라잡으려면 퍼포먼스(performance)는 더 빨라지고, 파워(power)는 더 적게 써야 합니다. 재미있게도, 이 두 가지를 반도체가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세미콘 2025'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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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려면 반도체 성능 향상이 필수인데, 동작력은 강화하면서도 에너지(전력)는 더 적게 써야 한다는 의미다.
송 CTO는 "반도체 성능을 빠르게 하고 파워(전력소모)를 낮추기 위해서는 실리콘 프로세스를 높여야 하는데, 점점 한 세대를 개발하는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예전엔 1년만에 할 일을 요즘은 2~3년이 걸릴 정도"라고 설명했다.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반도체 고객들이 원하는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선 "3D 구조, 새로운 채널, 백엔드 저항 감소, 패키지, 본딩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CTO는 이날 '더 나은 삶을 위한 반도체 혁신'을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루이 14세는 거의 500명의 하인을 거느렸지만, 지금 우리는 17세기에 루이 14세가 누렸던 권력이 없어도 개인의 삶이 훨씬 나아졌다"며 "그건 과학 기술의 발전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로 앞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이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라며 "저도 이 연설을 준비하며 제미나이와 챗GPT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이들의 조언이 단위 시간당 우리의 생산성을 아주 높여줄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루크 반 덴 호브 아이멕(ime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AI 모델이 발전할수록 컴퓨터 시스템에 2000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mec은 유럽 최대 민간 반도체 연구소로, 반도체 제조사가 상용화하기 2~10년에 앞선 차세대 기술을 주로 연구하는 곳이다.
반 덴 호브 회장은 "이미 반도체 기술의 발전은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었다"며 "새로운 아키텍처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한 접근법을 통해 AI 모델 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의 GPU 아키텍처가 거대언어모델(LLM) AI를 구현하는 데 이상적이라면 다음 비전을 위해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가 필요하다"며 "보다 다기능적인 칩 아키텍처, 기술 플랫폼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imec에서 연구 중인 차세대 AI 반도체 플랫폼 'CMOS 2.0'도 소개했다. 반 덴 호브 회장은 "CMOS 2.0은 웨이퍼를 여러 층(레이어)으로 분리하고 구체적인 기능을 갖도록 한 것"이라며 "훨씬 더 미세화 기술 개발을 장기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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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OS 2.0의 미세화 로드맵은 최장 20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반 덴 호브 회장은 "현존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 2나노미터(㎚) 공정부터 표준이 되고 아마도 3세대가량 이어질 것"이라며 "이후 공정은 우리가 몇년 전 발표한 CFET 아키텍처가 주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19~21일 개최하는 세미콘 2025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글로벌 파운드리, 인피니온, ASML,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500개 기업이 참가한다.
올해 세미콘 주제는 '엣지를 선도하다'(Lead The Edge)다. 행사 기간 30여 개 콘퍼런스에서 200여 명의 전문가가 최신 기술 동향을 소개한다.
SEMI 관계자는 "세미콘 코리아가 전 세계 반도체 업체가 모이는 자리인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협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사이트를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설재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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