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 계파 총력전 성격이었던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계가 승리하면서 새누리당 분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분당의 변수는 보수세력의 향배와 새누리당 비대위 구성이 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에도 친박계의 힘은 여전했다. 친박계가 지원한 정우택 의원이 재적의원 128명 중 119명이 투표한 선거에서 62표를 얻어 비박계 나경원 후보(55표)를 눌렀다.
친박계 지도부가 총 사퇴했지만, 친박계의 힘이 재확인되면서 비대위가 주장해온 당 쇄신책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비박계는 분당을 고심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의사를 밝혔지만, 비박계는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비박계의 대표격인 유승민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찾아온 새누리당 당직자들에게 "저는 지금도 생각이 분명하다. 당에 남아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탈당 문제는 당에 남아서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노력, 투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가 그렇게 됐지만 당의 변화를 바라는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헤매고 있는 상황"이라며 "탈당은 피할 수 있도록 가까운 의원들과 이야기를 하겠다. 비대위원장까지 다 해보자"고 했다.
오는 21일 전후가 될 당 전원위원회에서 비대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지만, 전원위원회는 친박계가 장악한 상황이어서 친박계 우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비박계와 중도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그 여부가 비박계 집단 탈당 여부를 가름해줄 가능성이 크다.
◆보수 민심도 문제, 원내대표 선거 이후 변화 주목
보수층의 민심이 어떻게 움직이냐도 중요한 변수다. 탄핵정국이 본격화되면서 보수층의 반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기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촛불과 함께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층들의 대규모 맞불집회도 열렸다.
보수단체들은 자신들의 집회 참가자들의 수를 100만명이라고 했고, 경찰은 이들은 3만3천여명으로 추산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촛불집회는 주최측 추산 60만명, 경찰 추산 6만명이었다.
여론조사 상으로도 보수층의 역습은 보인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14일 하루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천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누리당 분당 가정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친박계 정당이 12.6%, 비박계 정당이 12.6%으로 정확히 동률로 나온 것이다.
여기에 새누리당 지지층 중에서는 54%가 친박 정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비박은 25.4%로 그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여전히 친박계가 보수에서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대신 무당층이나 다른 야당 지지층에서는 친박보다 비박 지지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실제 분당이 이뤄졌을 경우 친박계보다 비박계의 앞날이 험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당 여론조사는 전화면접과 스마트폰앱, 무선 85%, 유선 15% 혼용방식으로 조사됐으며 응답률은 8.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였다.
원내대표 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친박계 위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같은 보수층의 민심이 유지된다면 비박계의 탈당은 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원내대표 선거의 후폭풍으로 비박계 지지율이 다시 높아진다면 비박계의 움직임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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