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지난 7일 오전 방문한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롯데렌탈 오토옥션(중고차 경매장)은 오후부터 진행될 중고차 경매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출품된 차량은 1천160대. 경매에 참가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저마다 이날 출품되는 차량 리스트를 살펴보며 전략을 짜기에 바빴다.
오후 1시, 경매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경매장에 자리잡은 백여명의 눈과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경매장 정면에 위치한 두 개의 대형 화면에는 고유 번호가 매겨진 중고차들이 매물로 오르기 시작했다. 출품 차량의 사진과 모델명, 연식, 엔진 등 기본정보와 함께 사고 여부 및 점검 결과 등 특이 사항이 화면을 가득 메웠다.
경차부터 SUV까지 다양한 매물이 짧게는 몇 초, 길게는 몇 분만에 화면을 스쳐 지나갔다. 차량 관리 상태가 좋은 2014년식 K9이 매물로 오르자 경매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모니터 옆에 마련된 스위치 버튼을 연신 누른다. '딸깍' 한번에 이 차의 가격은 5만원씩 올라간다.
대형 모니터에 입찰 경쟁 중임을 알리는 '빨간색 신호'가 한동안 움직이고 나서야 이 차량의 입찰이 종료됐다. 몇몇 차량은 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되기도 했다.
롯데렌탈 오토옥션은 국내 중고차 경매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매주 월요일마다 중고차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하며, 일일 최대 1천500대까지 경매 가능한 수준을 갖췄다.
특이한 점은 차량 2대의 경매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 롯데렌탈 오토옥션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2-레인(Lane)'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경매 참여자들은 모니터 버튼으로 손쉽게 2개의 레인을 오가며 경매에 참여한다. 보통 1천대의 경매를 소화하는데 6~7시간이 걸렸던 과거와 달리, 2-레인 시스템을 적용한 뒤로는 3~4시간으로 경매 종료 시간이 단축됐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동시에 경매에 참여할 수 있어 회원사들의 편리함을 더했다. 이날 약 500석 규모의 경매장을 직접 찾은 사람들은 약 100여명 수준. 온라인 경매 참여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경매장을 찾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경매에 참여하는 비중은 전체의 60%에 달한다.
평균 낙찰률은 60% 수준으로, 동종 업계에서는 높은 편에 속한다. 주인을 찾지 못한 차들은 다음 경매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지난 2014년 3월 문을 연 롯데렌탈 오토옥션 안성 경매장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다양하게 갖춘 곳이다. 2-레인 경매 방식과 온·오프라인 동시 경매 참여를 통해 투명한 경매 방식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8개 방향 차량 동시 촬영 시스템을 적용해 입고되는 차량의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차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성능 점검을 강화하면서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세일 롯데렌탈 중고차사업단장은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정보의 비대칭'인데, 롯데렌탈은 경매 전 차량 점검을 강화해 성능 측면에서 오류를 없애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렌탈 오토옥션은 매주 월요일 경매에 앞서 출품 차량을 꼼꼼히 점검위해 요일별로 시간을 분산하고, 8대의 카메라를 통한 점검 및 실내 영상 촬영, 빛 반사에 따른 오류를 낮추기 위해 다수의 LED 램프를 장착한 점검장에서 차량의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롯데렌탈의 장기 렌터카 등 자사 매물의 경우 사고 경력 등 차량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전달받기 때문에 다른 업체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차량 점검이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박 단장은 "자사 물량이 75~80%를 차지할 만큼 렌터카 물량이 집중되다보니 롯데렌탈 오토옥션을 선호하는 회원사들이 많다"면서 "이슬람 국가를 비롯해 동남아 시장에서도 직접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이 곳을 찾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레인 시스템이나 온라인 경매 등 중고차 경매 선진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있었지만, 회원사들도 금방 이 시스템이 적응하고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2020년 경에는 3-레인으로 시스템을 개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