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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SKT·CJ헬로 M&A 불허, 부처간 갈등 비화되나


미래부·방통위 내부서도 '이중규제' 비판 제기

[조석근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을 금지하기로 최종 확정, 발표한 가운데 방송통신 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당장 이번 M&A의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할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당혹스러운 표정이역력하다. 공정위의 결정이 자칫 정부 부처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18일 공정위는 지난 15일 전원회의를 열고 이같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 금지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양사 M&A가 이뤄질 경우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돼 독과점적 구조가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라며 이번 판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통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취득 및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을 금지해야 한다는 심사 보고서를 전원합의로 채택했다.

기업결합 자체를 금지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내린 것.

이번 M&A에 대한 공정위의 심사 과정에서 핵심 쟁점은 합병기업의 유료방송 시장 내 독과점 강화 여부였다. SK텔레콤의 계획대로 케이블TV 1위인 CJ헬로비전이 SK브로드밴드와 결합하면 KT에 이어 전체 유료방송 시장 2위 업체가 된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번 M&A가 이뤄질 경우 CJ헬로비전의 전국 23개 방송구역 중 21개 구역에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46.9~76%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1위 사업자로서 과반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2위와 25% 이상 차이를 보여 공정거래법 상 경쟁제한성이 인정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방송통신 주무 부처인 미래부와 방통위는 지난해부터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플랫폼에 대해 전국 단위 점유율에 기반한 합산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공정위의 판단 기준이 과거 권역별 규제에 따른 것으로 현재 정책 방향과 어긋나는 이른바 '이중규제'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국 78개) 방송권역별로 사업자별 시장점유율, 케이블방송 실제요금 등이 모두 상이하다"며 "실제 경쟁은 각 방송권역별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신영선 사무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래부나 방통위가 규제하는 것은 그쪽 법 목적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공정거래법은 경쟁제한성이 있는 기업결합을 차단하는 데 충실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결정에 미래부·방통위 '난감'

이같은 공정위의 입장에 대해 미래부와 방통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번 M&A는 기간통신사업자(SK텔레콤)와 방송업체(CJ헬로비전)의 결합이다. 미래부가 공정위의 의견을 토대로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

공정위는 이날 미래부에 M&A를 금지하는 시정조치를 공정위 협의 의견으로 공식 전달했다. 당초 미래부는 이를 토대로 90일간 이번 M&A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한달가량을 방통위가 사전동의 심사에 사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 주무 부처로서 첫 관문에서 불허를 결정한 이상 미래부나 방통위가 운신할 여지도 없어진 셈이다.

미래부는 이날 "공정위의 공정거래법상 주식취득 및 합병 금지 결정으로 기업결합이 불가능해졌다"며 "우리 부(미래부)의 절차를 계속 진행할 실익이 없어졌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미래부는 "다만 이와 관련한 전례가 없어 불허에 따른 후속 조치는 내부 검토를 거쳐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공식적으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번 M&A에 대한 사전동의 절차가 미래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미래부의 입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에선 공정위에 대한 불만들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방송통신 주무 부처들의 정책 방향과 어긋나는 결정을 내린 셈"이라며 "이번 M&A를 둘러싼 결정이 정부 내 정책 혼선을 드러낸 사례로 비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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