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기자] 노무라금융투자가 연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대로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금융투자 권영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일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췄다"며 "통화정책도 브렉시트 여파를 받을 것으로 보여 기준금리는 오는 10월과 12월 두 차례 인하돼 0.75%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 필요성으로 수출 저하, 기업 투자 부진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꼽았다.
그는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 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자본재 중심의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영국 국민 투표 결과가 여론조사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오면서 미국 대선도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목표치를 밑도는 낮은 물가 수준도 금리 인하 동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오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를 2015년 기준으로 개편하면 물가 상승률이 내려갈 것이란 설명이다. 통계청은 최근의 경제·사회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의 조사품목, 가중치 등을 5년마다 재조정한다.
그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기준 년도가 바뀔 때마다 물가지수 상승률은 매년 0.1~0.3%p씩 내려갔다. 이번에도 0.3%p 내릴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은 현행 기준으로는 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12월에 기준이 바뀌면 0.7%로 내려간다. 한국은행의 목표치(2%)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즉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얘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를 증가시켜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이코노미스트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자체는 작년 10월 기준으로 꺾였고 앞으로 정부가 집단대출을 강화하면 증가세는 더욱 완만해질 것"이라며 "가계부채가 추가 금리 인하의 아주 큰 제약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가 자칫 자본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순국제투자잔액(NetIIP)이 2천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대외 건전성이 개선돼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주식시장에는 긍정적
노무라에서는 이날 브렉시트가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노무라금융투자 나한익 조사부 실장은 "브렉시트로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시장의 자금 이탈과 관련해 우리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미 금리 인상이 미뤄지면서 우리나라에서 돈이 덜 빠져나가는 측면이 있다. 또 금리가 낮게 유지되면 주식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도 높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도 1천250원까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출주는 나쁠 게 없다"며 "반면 내수주는 암울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노동인력 감소에 따른 고령화 ▲증가하는 오프쇼어링(기업이 경비 절감을 위해 생산시설·일자리 등을 해외로 내보내는 현상)으로 내수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점차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는 "내수주 중에서 아무 것도 못 사는 건 아니다"라며 한국전력과 보험주, 은행주 등을 추천했다.
한전의 경우 부채를 감당하기 위해 생산 원가보다 낮은 비용으로 전기를 공급해온 현행 체계가 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전의 수익성이 올라가면 세금 증가로 재정이 보강될 뿐 아니라 배당도 늘어 정부로서는 이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나 실장은 분석했다.
또 보험주의 경우 실손보험에 프리미엄이 붙는 방식으로 수요가 증가할 예정이며 은행주는 앞으로 30%까지 배당성향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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