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IT서비스 기업 SK주식회사 C&C가 '데이터 서비스' 회사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SK 계열사를 주요 고객으로 IT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2000년 중반부터 대외 사업을 시작하며 성장한 이 회사는 2009년 이후엔 '비욘드(beyond) IT'를 내걸며 중고차, 메모리 반도체 모듈 유통사업 등 비(非) IT 사업을 빠르게 확대해왔다.
작년 SK와 합병 법인으로 재탄생한 뒤 지금은 기술 중심의 회사를 표방하면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또 세계적인 IT회사 IBM, 대만 폭스콘, 중국 알리바바 등과 손잡는 등 글로벌 파트너링를 통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AI, 클라우드, 스마트 팩토리 등 ICT 융합사업에서 2조 5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디지털 전환, 우리가 돕는다"
지난해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박정호 대표는 핵심인재 영입, 글로벌 파트너링 등을 주도하며 이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작년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기술 중심 회사'라는 키워드를 처음 꺼내들었다.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ICT R&D 센터’를 설립, AI 등에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도 선언했다. 이에 더해 IBM 왓슨연구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이호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회 사장을 영입해 센터장을 맡겼다.
SK주식회사 C&C를 기술 중심 회사로 변모시키고,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현재 디지털 전환은 내로라 하는 IT 기업들이 던지는 화두. 클라우드, AI 등의 기술을 통해 기존 비즈니스 개선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창출의 목표로 하고 있다.
그뒤 약 반 년 가량 흐른 지금 이 같은 변화의 방향은 데이터 서비스 회사라는 모습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기술 중심의 데이터 서비스 회사로서 모든 산업에 걸쳐 AI 등을 활용한 ICT 융합 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SK 관계자는 "IT서비스는 장기적으로 보면 디지털 전환이라는 화두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변화의 시작은 클라우드와 머신러닝으로 AI가 결국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CT R&D센터 설립 반 년…AI·클라우드, 주력사업으로
이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 분야는 다름아닌 AI와 클라우드다. SK는 IBM AI 플랫폼 '왓슨'의 국내 사업권을 확보했고 지난달 전담조직을 신설하며 AI 서비스 브랜드 '에이브릴(Aibril)'를 출시하는 등 AI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은 굳이 AI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도 왓슨 API를 이용해 원하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IBM에 따르면 지난해 말 30개에 가까웠던 API 수는 올해 5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8번째로 언어로 한국어를 공부중이라 내년엔 한국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AI 사업은 무인 콜센터, 자동 암진단, 지능형 쇼핑 추천 등 왓슨 기반 AI시스템 구축에서 시작해 로봇 및 지능형 디바이스(device)를 활용한 교육 서비스, 스마트홈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 소프트뱅크처럼 IBM과 협력해 '제2의 페퍼'와 같은 AI 로봇을 탄생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양사가 제공하는 기술이 한국어 AI 서비스 이용의 확대를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주) C&C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공공·금융·제조·서비스·통신 등 전 산업에 걸쳐 세계 최고 수준의 ICT 기술 및 서비스를 갖추고 있어 어느 나라보다 빠른 AI 서비스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AI 사업을 위한 기본 인프라인 클라우드 사업에도 의지를 보이고 있다. IBM과 공동으로 구축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 브랜드 '클라우드 제트'까지 내놓은 상태.
클라우드 제트 포털에 접속해 IBM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레이어', 중국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자유롭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새 성장동력인 스마트 팩토리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충칭(重慶)에 위치한 홍하이그룹 폭스콘 공장을 대상으로 사업에 착수한 상태로 오는 7월이면 프린터 생산라인 한 개가 스마트 팩토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후 24개 생산라인으로 확대 충칭 공장에서 성과가 나올 경우 중국 내 10개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추진하게 된다. 또 중국 반도체, LCD, 자동차 부품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기존에 전통적인 IT서비스 영역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면 향후 신성장 영역인 AI, 클라우드, 스마트 팩토리 등이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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