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29일 주파수 경매의 막이 오른 가운데 경매 첫날 예상치 못한 결과를 두고 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참여한 29일 주파수 경매는 2.6GHz 대역 40MHz 폭(D블록) 입찰가가 불과 7라운드만에 9천500억원까지 상승했다. 통신업계가 가장 치열한 경합을 예상한 대역이 원래 2.1GHz였다는 점에서 이날 결과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번 주파수 경매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데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그만큼 초반부터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추후 경매 전략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블록, 경매 첫날부터 1조원 육박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9일 경매 결과에 따르면 이날 경매는 7라운드까지 진행됐다. 특이한 점은 이날 입찰이 D블록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D블록 가격은 경매 시작가 6천553억원에서 40%나 상승했다.
당초 미래부가 설정한 이번 주파수 경매의 최소 증분은 0.75%다. D블록의 경우 시작 라운드에서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려면 최소 49억원 이상을 써내야 한다. 이날 최종 입찰가는 D블록을 최소 증분으로만 입찰할 경우 최종 라운드인 50라운드까지 경매를 진행해야 도달할 수 있는 금액이다.
그만큼 경매에 참여한 기업들이 D블록에 집중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며 기싸움 펼쳤다는 것이다. 700MHz 대역 40MHz 폭(A블록), 1.8GHz 대역 20MHz 폭(B블록), 2.1GHz 대역 20MHz 폭(C블록), 2.6GHz 대역 20MHz 폭(E블록)은 이날 경매가 끝날 때까지 시작가와 동일한 가격을 유지했다.
미래부는 이날 D블록에 집중 베팅한 기업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다. 3사 모두가 높은 가격을 써내며 경쟁에 열을 올렸을 수도, 한 사업자가 관망하는 사이 다른 사업자들이 경쟁을 펼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D블록의 이같은 결과는 LG유플러스에 대단히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커졌다. LG유플러스는 2.6GHz 대역에서 40MHz 폭을 현재 운영 중이다. D블록은 그 인접 대역으로 LG유플러스가 확보할 경우 총 80MHz로 초광대역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이번 주파수 경매의 관건은 어느 사업자가 A블록, D블록 등 광대역(40MHz) 주파수를 추가 확보하느냐 여부다. C블록의 경우 협대역(20MHz)이지만 통신 3사가 모두 인접 주파수 대역 폭을 운영하는 만큼 기존 폭과 붙여 광대역화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다른 대역대의 주파수를 묶어 전송속도를 늘리는 집성기술(CA)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광대역화는 통신 서비스 개선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2.1GHz C블록 전망도 '불투명'
당초 이번 경매에서 가장 부각된 대역도 C블록이다. 각 사가 기존에 운영 중인 폭과 붙여서 운영할 경우 광대역화를 위한 망 투자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C블록은 LG유플러스에 가장 유리한 매물로 여겨졌다. SK텔레콤과 KT가 2.1GHz 대역에서 운영 중인 40MHz 폭이 올해로 사용시한이 만료되는 가운데 그 재할당을 위한 대가가 법정 산정액과 C블록 낙찰가를 평균해 책정되기 때문이다. 두 회사 입장에선 가격이 커질 경우 재할당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게 된다.
첫날 경매 결과는 이같은 상황에서 LG유플러스의 가격 부담을 크게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D블록의 가격이 크게 뛴 상황에서 C블록에 대해 두 회사를 상대로 높은 가격을 써내기가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경쟁사들로선 D블록 가격만 높여놓은 채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 입찰을 포기하고 다른 매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파수는 역대 경매 중 가장 많은 총 5개 대역 폭의 매물이 제기된 이상 업체별로 전략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며 "경매 전 상대적으로 전략적 중요성이 떨어졌던 A블록, B블록, E블록이 중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조석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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