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정부가 29일 서울 시내면세점 4곳을 추가 허용키로 하면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게 된 롯데, SK와 달리 최근 문을 연 신규면세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관세청은 29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 시내면세점을 대기업 3곳과 중소중견기업 1곳에 추가 허용키로 하고 이달 말이나 6월 초에 특허신청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크루즈 해양 및 동계스포츠 지원을 지원을 위해 부산광역시와 강원도에도 각각 1개의 시내면세점을 추가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언론 등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특허 심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심사기준, 배점 및 결과 공개와 관련된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개선안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세청 홈페이지에 특허신청 공고를 게시하고 4개월 공고 절차 및 2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올해 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롯데와 SK, 현대는 일제히 공식자료를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면세점 폐점을 앞두고 있는 롯데와 SK는 특허 재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면세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랜드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면세점 사업 재도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고심 끝에 나온 정책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풍으로 중국 내에서 일고 있는 한류 바람과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 추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벌어지는 각국의 면세점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올바른 결정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6월 말 예정된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인한 인력의 효율적인 재배치 및 운영, 입점 브랜드 및 협력업체의 사업 계획, 여름 성수기에 집중되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대책 등을 세우는데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에 특허권을 뺏겨 다음달 중순 문을 닫아야 하는 SK 워커힐면세점도 이번 정부의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SK 측은 지난해 특허를 상실한 후 ▲호텔 방문 외래 관광객(연간 150만명)들의 쇼핑편의성 및 관광만족도 저하 ▲구성원 고용불안 ▲중소협력 업체 피해 방지 ▲재고 처리 ▲확장공사 중인 면세점 공간의 대체활용방안(대규모 투자손실 발생문제) 등 관련 이슈 해결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으나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어려움을 많이 겪어 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와 투자 및 고용 창출을 위해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를 발급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며 "워커힐이 높은 인지도와 선호도, 높은 수준의 서비스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운영을 지속할 수 있다면 한국 관광산업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텔 54년, 면세점 24년간의 운영기간 동안 축적된 경험과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해 면세점 특허를 반드시 재획득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및 내수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롯데와 SK의 기대와 달리 관세청은 오는 5,6월에 문을 닫는 면세점들의 시점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관세청 관계자는 "기존 탈락업체들이 이번 신규 면세점 입찰에 도전한다고 해도 가점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문을 닫는 시점 역시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업체의 고용 불안 부분에 대해선 정부에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미에서 적극적으로 업체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이번 추가 특허는 기존 사업자와 지난해 탈락했던 업체를 포함해 모든 사업자에게 동일하게 신청 기회를 제공하고 심사하는 것으로 어느 업체가 더 유리하다고 볼 순 없다"고 덧붙였다.
신규 특허 추가시 면세점 사업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현대백화점 역시 이번 정부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면세사업 재도전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신규 면세점들이 명품 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현대 측이 바잉파워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그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 사업 진출을 총괄하고 있는 이동호 기획조정본부 사장은 "코엑스 단지 내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워 신규 입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면세점 입지와 관련해선 "국내 유일의 마이스(MICE) 관광특구인 코엑스 단지 내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 한전부지에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건립되고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도 대규모 전시 및 컨벤션 시설로 변모해 국제 비즈니스 교류의 핵심 거점으로 개발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시내 면세점 입지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는 5월과 6월에 오픈하는 신세계와 두산을 비롯해 최근 새롭게 문을 연 SM면세점 서울점과 신라아이파크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63 등 신규 면세점들의 시름은 깊어졌다. 이들은 초반 영업부진과 브랜드 유치 난항 등을 이유로 그동안 서울 시내 신규 특허 추가에 반대해 왔다.
한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추가허용으로 브랜드 및 관광객 유치 경쟁 등 나날이 어려워지는 면세점 사업환경과 기존 신규면세점 5개사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면세사업 자체가 환율, 정치, 제도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업인 만큼 신규 면세점 추가허용은 면세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객관적 기준을 적용, 결정돼야 한다고 여전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작년에 문을 열었거나 올해 문을 열 신규 사업자(5개사)들이 아직 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시 신규 특허가 허용돼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특히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중소중견 업체가 추가돼 경영하기 더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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