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4월말로 다가오면서 주파수 경매가 이동통신업체 수익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규모 대금을 지불하고 주파수를 할당 받는 것이 이동통신업체의 경쟁력과 수익에 긍정적인지 여부에 대한 주판알 튕기기도 한창이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의 양종인 애널리스트는 14일 "장기 성장 인프라 확충을 통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면서도 "2~3년간은 추가 주파수로 인한 매출 증대가 미미해 수익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용은 주파수 확보 초기부터 곧바로 반영되나 투자대금 회수에는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미래창조과학부는 5개 대역 총 140MHz 대역폭의 주파수를 경매방식으로 할당할 방침이다. 5개 대역 최저 경매가격은 총 2조 5천779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11년 3개 대역 최저 경매가 1조1천520억원(50MHz 대역폭, 낙찰가 1조 7천15억원)에 비하면 2.2배, 2013년 3개 대역 최저 경매가 9천926억원(20MHz 반납으로 70MHz 대역폭, 낙찰가 1조 8천289억원)과 비교하면 2.6배나 높은 것이다.
◆여러 대역 한꺼번에 경매로 나와 부담 커져
양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이용기간을 10년으로 조정해 비교할 경우 2016년 최저 경매가격은 20MHz당 4천12억원으로 2011년 4천710억원, 2013년 5천407억원보다 낮다. 그러나 이번에는 2011년, 2013년보다 각각 2.8배, 1.6배 많은 140MHz 주파수가 한꺼번에 경매로 나와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주파수 확보는 미래 데이터 이용 증가에 대비한 선행투자이기 때문에 현재도 가용 주파수에 여유가 있는 LG유플러스와 KT는 이용기간이 10년으로 정해진 주파수를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하는지 신중할 것이라고 양 애널리스트는 관측했다.
주파수를 신규로 받으면 올해는 경매 대금의 25%를, 나머지 75%는 오는 2017년부터 이용기간 중(2.1GHz 5년, 기타는 10년) 분할 납부하게 된다.
양 애널리스트는 "주파수 투자는 손익에 영향을 크게 준다"고 설명했다. 주파수 이용으로 매출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반면에 주파수 이용권(무형자산) 상각비, 유형자산 상각비 등 비용은 곧바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최저 경매가격으로 5개 주파수를 할당 받는다고 가정하면 주파수 상각비는 향후 10년간 평균 2천960억원이 늘어나는데, 2015년의 통신3사 합산주파수 상각비가 6천834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무려 43.3%(2천960억원)이 확대된다고 양 애널리스트는 계산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특히 이번 경매는 매출효과 배제시 2017년 영업이익을 12.5%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로 주파수를 받는 업체는 2019년까지 일정 비율의 기지국을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양 애널리스트 계산에 의하면, 대략 1개 주파수의 전국 기지국 투자(기지국 10만6천개 기준)에 8천억원이 소요된다고 가정할 경우 5개 주파수 신규 투자로 인한 감가상각비는 2016년 371억원, 2017년 2천114억원, 2018년 2천686억원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2015년 감가상각비 7조 1천779억원 대비 각각 2016년 0.5%, 2017년 2.9%, 2018년 3.7%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유무형 합산 상각비는 2016년 1천851억원, 2017년 5천74억원, 2018년 5천645억원 늘어 2015년 상각비 7조 8,613억원 대비 2016년에 2.4%, 2017년 6.5%, 2018년 7.2% 늘어날 전망이다. 경매 주파수 투자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를 배제하면 유무형 상각비 증가로 2016년 영업이익은 4.9% 줄고 2017년, 2018년에 각각 12.5%, 13% 감소하게 된다는 계산이다.
◆데이터 트래픽 증가가 매출로 연결돼야 주파수 투자 효과있어
양 애널리스트는 "통신사들의 주파수 투자가 손익에 긍정적이려면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인한 매출 증가가 유무형 상각비 증가를 크게 웃돌아야 한다"며 "투자 초기부터 곧바로 반영되는 비용을 만회하려면 LTE 이용 확대에 따른 가입자당 매출액(ARPU) 증가, 사물인터넷 등 신사업 확대 등 매출을 늘리는 촉매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LTE 가입자당 월평균 데이터 트래픽은 2012년 1.5GB에서 14년 12월 3.1GB, 15년 12월 4.4GB으로 늘었으며 16년 12월에는 5.5GB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데이터 이용량 증가로 통신사들이 요금제를 올릴 가능성이 예상되지만, ARPU 증가는 정부의 요금 통제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스마트홈, 무선결제, 차량관제, 원격검침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 원격 의료, 보안, 헬스케어 등 사업이 확대되면 요금규제가 없는 신사업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현재 SK텔레콤의 주가는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KT와 LG유플러스도 저점 수준을 보이는 등 최근의 주파수 경매 우려로 통신주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이를 통신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통 3사 합산 2016년 순이익은 마케팅비용 절감, 금융손익 개선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할 전망이고, 수익 호전이 배당 증대로 이어져 배당메리트가 높다는 게 양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또 1분기 실적이 양호해 주파수 경매 부담을 상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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