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이 논란의 핵심인 유승민 의원의 공천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주말까지의 공천으로 대부분의 공천을 마무리지었다.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대표가 승인을 보류하고 있는 몇몇 비박계와 유승민계 의원들의 공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문제는 유승민 의원 지역인 대구 동구을이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유승민 의원이 자진 사퇴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20일 밤 공천관리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의 '유 의원의 자진 사퇴를 기다리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유 의원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이 위원장의 발언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새누리당 공천이 비박계와 유승민계의 대거 공천 배제로 나타나면서 생긴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아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서도 새누리당 경선에서 이른바 진박 후보들이 경선에서 패배하는 등 공천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대구의 진박 6인방 중 대구 서구에 나선 윤두현 후보는 유승민계 김상훈 의원에 패배했고, 북갑의 하춘수 후보도 현역 권은희 의원이 컷오프 됐음에도 결선 투표에 오르지 못했다.
박근혜 정권의 신데렐라로 꼽혔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서울 서초갑에서 유승민계인 이혜훈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배한 것은 친박계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초 조 전 수석의 수도권 출마설에 야권에서 '조 전 수석이 어느 지역을 출마하든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을 정도로 좋은 이미지를 가졌고,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친박계에서는 격전 끝에 근소한 차이로라도 조 전 수석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경선 결과는 패배였다. 새누리당 공천 결과에 대한 역풍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경남 사천·남해·하동에 나선 최상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의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 경기 의왕·과천의 최형두 전 홍보기획비서관도 경선에서 패배하는 등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및 정부 인사들이 경선에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승민 의원에 대한 경선 배제가 현실화된다면 공천 역풍은 태풍으로 볼 수도 있다. 이미 이재오 의원 등 공천에서 배제된 비박계·유승민계 의원들이 비박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유승민 의원 역시 자신과 가까운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때 "옹기 내라. 가시밭길을 가는 앞길에 하늘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고, 역시 탈당한 조해진(경남 밀양·의령·창녕·함안) 의원에게는 "용기 있게 당당하게 하라"고 하는 등 공천 배제 이후를 준비하는 태도도 보였다.
문제는 유 의원의 공천 여부를 언제까지 미뤄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소한 후보 등록(24~25)일 전날인 오는 23일까지는 공천을 확정지어야 한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르면 21일 유 의원의 공천 여부를 결정할 전망인 가운데 그 결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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