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수조원대 피 말리는 치킨게임.
정부가 오는 4월 주파수 경매계획의 초안을 발표했다. 주파수는 이동통신의 근간으로 통신업계의 핵심 자원이다.
통신업계가 5G(세대) 선점을 두고 서비스 고도화를 서두르는 가운데 이번 경매는 경매제 도입 이후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업계의 사활이 걸린 '4월 대전'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 오름입찰, 통신업계 '피 마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16년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계획 토론회(공청회)'를 열어 주파수 경매계획 초안을 공개했다. 사업자·학계·시민단체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3월 중으로 확정안을 공고할 예정이다.
이날 공개된 초안에 따르면 정부는 총 140MHz 대역의 주파수 5개 구간을 경매에 부친다. 700MHz 대역의 40MHz, 1.8GHz 대역 중 20MHz, 2.1GHz의 20MHz, 2.6GHz의 40MHz 구간과 20MHz 구간이 그 대상이다.
미래부는 경매의 기본 방식으로 50라운드까지 동시오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매에 부쳐지는 5개 대역에 대해 각 사업자들이 원하는 가격을 써내고 최고가를 중심으로 최대 50회 경매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승자가 정해지지 않을 경우 입찰가를 공개하지 않는 밀봉입찰로 승자를 정한다. 사업자별로 각 구간을 합쳐 최대 60MHz까지 할당받을 수 있도록 제한을 두기도 했다. 한 사업자가 주파수 전 대역을 독식할 수 없다는 것이다.
700MHz와 2.6GHz의 40MHz(광대역) 2개 구간, 2.1GHz의 20MHz(협대역) 구간에 대해선 1개 이상 할당받을 수 없도록 제한된다. 2.1GHz 협대역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낙찰받을 경우 이들이 운영 중인 2.1GHz 내 인접대역과 묶어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번 경매에 부쳐지는 주파수 대역별 사용기간은 700MHz, 1.8GHz, 2.6GHz 대역이 10년으로 2026년 12월 31일까지다. 2.1GHz는 5년으로 2021년 12월 5일까지다.
최저경쟁가격은 700MHz가 7천620억원, 1.8GHz가 4천513억원이다. 2.6GHz는 40MHz 대역과 20MHz 대역이 각각 6천553억원, 3천277억원이다.
2.1GHz의 20MHz 대역은 3천816억원이다. 다른 대역에 비해 사용기간이 절반인 점을 감안하면 가장 높은 가격이다.
◆2.1GHz 재할당 경매가 연계, SKT·KT 반발 예상
이번 경매방식과 함께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SK텔레콤과 KT가 운영 중인 2.1GHz 대역의 80MHz에 대한 재할당 대가 산정 방식이다. 두 회사가 운영 중인 대역은 올해 연말로 사용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재할당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래부는 이들 대역에 대한 재할당 대가를 정부의 산정기준에 따른 가격과 경매에 나오는 2.1GHz 협대역의 낙찰가 평균으로 산정한다는 입장이다. 2.1GHz 협대역의 가격이 높아질수록 SK텔레콤과 KT가 지불할 재할당 대가도 커진다는 뜻이다.
그만큼 이번 재할당 대가 산정방식에 대한 두 업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SK텔레콤과 KT가 재할당 연계 불가를 주장해온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전면적인 연계를 주장했다.
재할당 대가가 경매가와 연동될 경우 SK텔레콤과 KT 입장에선 경매에 사용할 실탄이 그만큼 줄어든다. 자금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LG유플러스 입장에선 다른 두 업체들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재할당 대가 산정을 두고 업체들이 서로 유리한 방향으로 주장하는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선 공정한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석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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