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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극한 대치, 26일이 분수령


선거구 획정안이 '관건'…野 필리버스터 중단 가능성

[윤미숙기자]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사흘째인 25일, 여당인 새누리당이 피켓 시위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양측의 대치는 더욱 격화되고 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이날 오전 9시께부터 8시간 넘게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 수정 협상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꼬인 정국은 여전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다만 여야 원내지도부가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이 선거구 획정안 처리가 예정된 26일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앞두고 정국에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더민주 내에서는 26일을 필리버스터의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구 획정안 처리가 필리버스터 종료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6일 이후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경우 선거구 획정안 처리 무산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역풍이 불 수밖에 없다는 점도 더민주에 부담이다.

더민주 한 재선 의원은 "대체로 당내 분위기는 26일 이후까지 필리버스터를 하는 데 부정적이다"라며 "26일은 명분이 있지만 그날을 넘기면 퇴로가 없다. 3월 10일까지 해야 하는데 동력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26일 이후까지 필리버스터를 하면) 우리의 전통적 지지층은 좋아하겠지만 중도층 반응이 나빠질 것"이라며 "여야가 (테러방지법 수정에) 합의해서 마무리하면 좋고, 합의가 안 되도 국민에 '총선에서 이런 일방주의를 막기 위해 야당에 표를 달라'고 호소한 뒤 필리버스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가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면 테러방지법은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지게 된다. 이 경우 더민주는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표결에 불참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더민주가 선거구 획정안 처리 때만 필리버스터를 잠시 중단하거나 중단 없이 이어나갈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새누리당은 "더 이상 양보는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필리버스터가 현실화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자 내심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필리버스터 사흘째를 맞아서야 본회의장 앞 피켓시위에 나서고 원내지도부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테러방지법의 핵심인 국정원 정보수집권과 관련, 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새누리당도 일단 26일에는 어떤 식으로든 필리버스터가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선거법에 대해서는 여야가 다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를 잠시 중단하고 의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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