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그동안 PC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에만 주력해 온 국내 게임사들이 2016년에는 가상현실(VR)로 영역을 확장할 전망이다.
게임사들은 뿐만 아니라 콘솔이나 스마트TV로도 활동 반경을 넓힐 예정이어서 2016년의 성적표가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모인다.
정부도 올해부터 2천300억원 예산을 투입해 이들 분야의 활성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1조4천억 달러' 가상현실 시장 열린다…韓 게임사 대응 현황은
가상현실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게임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분야다. 대표적 가상현실 헤드셋(HMD) 제조사 오큘러스VR이 한국 시간으로 오는 7일부터 '오큘러스 리프트'의 예약주문을 개시한다고 발표하는 등 올해 상반기부터 가상현실 게임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글로벌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오는 2020년 3천910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1조4천367억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등 대형 게임사들은 가상현실 분야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며 드래곤플라이, 블루홀과 같은 중견 개발사들도 최근 가상현실 대응 조직을 마련하고 관련 콘텐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게임은 '프린세스메이커'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가상현실 게임을 개발에 들어갔다.
가상현실 게임을 한걸음 먼저 내놓은 회사도 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첫 상용 가상현실 게임인 '모탈블리츠'를 지난해 11월 출시했다.
이 회사 최정환 부사장은 "모탈블리츠는 오큘러스 스토어 톱10에 진입할 정도로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현재 다양한 가상현실 관련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용자가 직접 손으로 가상현실 내 사물을 조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면받던 콘솔 게임도 진출
국내 시장 규모가 작아 그동안 게임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콘솔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회사들도 등장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와 조이시티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각각 개발 중인 콘솔 게임 '큐라레: 매직 라이브러리(이하 큐라레)'와 '3온3 프리스타일'을 연내 출시하기로 했다.
스마일게이트모바일 산하 아이오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큐라레는 앞서 출시된 동명의 카드 모바일 게임을 콘솔화한 작품. 700장이 넘는 고품질 일러스트를 만나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조이시티가 만들고 있는 3온3 프리스타일은 이 회사 간판 온라인 스포츠 게임인 '프리스타일'을 콘솔화한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미국서 시연 버전이 발표됐다.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2014년 1천598억원으로 이는 전체 시장 중 1.60%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하지만 글로벌로 눈을 돌리면 전체 시장 중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조이시티 김찬현 사업개발부장은 "콘솔 게임을 주목한 이유는 전체 게임 시장 중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글로벌 시장 때문"이라며 "콘솔에는 스포츠 게임 이용자가 특히 많아 만큼 조이시티의 대표적 스포츠 게임인 프리스타일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9년 1억2천만대…스마트TV 게임도 개척
스마트TV도 올해 게임사들이 도전하는 신규 시장 중 하나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전세계 스마트TV 판매량이 2015년 9천710만대에서 오는 2019년에는 1억2천만대를 넘길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주요 스마트TV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게임을 스마트TV 활성화를 위한 킬러 콘텐츠로 보고 국내·외 게임사들과 다양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김영찬 상무는 지난해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PC통신과 PC 온라인, 스마트폰에 이어 다음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 분야는 스마트TV"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시장 흐름 속에서 스마트TV 게임 분야 진출을 선언하는 회사들이 나오고 있다. 남궁훈 엔진 대표는 최근 사업발표회를 열어 스마트TV 분야에 뛰어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남궁훈 대표는 "스마트TV 등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모든 디스플레이에 엔진의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슈팅게임 '블랙스쿼드'를 개발한 엔에스스튜디오는 중국 스마트TV 제조사인 르티비(Letv)와 함께 국내에 스마트 디바이스 게임센터(SDGC)를 설립하고 올해 상반기부터 한국 게임사가 만든 모바일 및 PC 게임을 스마트TV 게임 형태로 르티비를 통해 중국 시장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윤상규 대표는 "르티비는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며 "이번 계약으로 한국의 많은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도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부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19년까지 2천300억원을 투입하는 '게임산업진흥 중장기계획'을 2014년말 발표한 문체부는 올해 가상현실과 스마트TV 등 신규 플랫폼 게임에 도전하는 게임사들을 위한 지원책을 시작하기로 했다.
특히 첨단 융·복합 게임콘텐츠 활성화 지원을 통해 가상현실 등 신기술 활성화에 42억원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최성희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뒤 2월 중 지원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게임사들의 영역 확장 노력에 힘입어 PC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에 편중된 게임산업이 다각화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게임(5조6천847억원)과 모바일 게임(3조5천916억원)을 합한 비중은 전체 시장 규모 중 87.68%를 점유했다.
문영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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