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순원 위원이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국내 기준금리가 함께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을 내놨다.
정 위원은 26일 금통위원들과 한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언론 보도를 보면 미국 기준금리의 12월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데,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는 시기보다는 인상 속도와 최종 시기가 초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기와 물가동향을 보면, 금리 인상 실현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금리 상승 속도는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국에서 자본유출 가속화, 국제금융 변동성 심화 등 글로벌 금융안정 문제와 세계경기 회복에 주는 부담 등을 우려해 이 같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정 위원은 특히 국내 기준금리 방향 결정에서는 국내 경제상황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들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인상을 고려할 것이란 시각이 더러 나오는데, 미국 금리 인상은 참고사항이긴 하나,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국내 경제상황"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우리 경제가 견고해지지 않는 한 금리 인상을 금통위가 고려하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여야 하고, 이에 더해 출산율 제고, 첨단기술개발 강화, 고용친화적 성장 등 각계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경기회복 모멘텀 유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 회복 지원이라는 중앙은행의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입장도 전했다.
한편, 내년 4월 금통위원 4명의 임기 만료로 인한 동시퇴임이 예정돼 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정 위원은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일관성 유지에 바람직하긴 하지만 4명의 위원이 교체되더라도 잘 적응하겠다"고 답했다.
그동안 금통위는 집행부의 조사기능과 금통위원들의 정책방향 설정 노력들이 한데 어우러져 잘 작동하는 시스템으로서 자리를 잡아온 만큼 멤버 교체가 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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