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넥슨(대표 박지원)과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가 국내 1위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자리를 두고 제대로 맞붙었다.
갖은 시행착오 끝에 '히트'를 정상에 올려놓은 넥슨과 넷마블게임즈간 벌어진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이 최종 승리는 누구에게 돌아갈지 게임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사 게임의 인기를 모두 장기적으로 이끌 운영 노하우에 승패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드디어 '홈런' 때린 넥슨…넷마블 꺾었다
넥슨이 18일 선보인 '히트'는 출시 하루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고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를 석권해 주목받았다. 반면 히트 출시 전까지만 해도 정상을 지키던 넷마블게임즈의 '이데아'는 21일 현재 4위로 순위가 하락한 상태다.
히트는 '리니지2', '테라'로 유명한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개발한 모바일 RPG로 언리얼엔진4를 활용한 고품질 3D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이 인기 요소로 꼽힌다. 다른 이용자들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도 히트만의 매력이다.
히트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는게 게임업계의 전반적 평가다. 히트에 앞서 넥슨은 '도미네이션즈', '슈퍼판타지워'와 같은 흥행작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조직과 전략을 개편해온 결과다.
특히 넥슨은 히트 출시에 '피파온라인3' 흥행 주역인 이정헌 사업본부장을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시키는 앞서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 사업의 전권을 쥔 이 부사장은 유행하던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마케팅 대신 안정적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운영 전략에 주력했고 이는 성과로 이어졌다. 매출 순위 10위 권 안팎을 전전하던 넥슨 신작이 드디어 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
이정헌 부사장은 "마케팅이 게임 흥행에 기여하는 정도는 10% 미만"이라며 "게임이 재미있고 운영이 안정적이라면 흥행은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언급한 바 있다.
넥슨은 히트의 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하고 콘텐츠 업데이트에도 힘쓴다는 계획. 최대 30인이 참여하는 길드 대전과 무한대전 등이 추후 히트에 더해질 예정이다.
넥슨은 "히트의 서비스 안정화가 현재 가장 큰 목표"라며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에 맞춰 신규 콘텐츠를 더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격 나선 넷마블…장기적 관점에서 경쟁
히트에 1위를 내준 넷마블게임즈가 어떻게 반격의 물꼬를 틀지도 관심사다.
넷마블게임즈는 히트가 출시된 지난 18일 모바일 RPG 이데아에 신규 지역 '비밀의 오아시스: 아리스텔 내륙지'을 업데이트하는가 하면 광고모델 이병헌이 등장하는 2차 TV 영상을 20일 공개하는 등 마케팅 물량공세를 예고했다. 이날 넷마블게임즈는 총 세 차례에 걸친 추가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데아의 안정적인 운영 서비스에 주력해 정상 탈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단기적인 순위 변화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히트와 경쟁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넷마블게임즈 측은 "순위를 올리는 것보다 이를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며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레이븐'을 흥행시키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업데이트와 운영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게임업계는 히트와 이데아의 경쟁이 최근 본격화된 넥슨과 넷마블게임즈간의 주도권 다툼의 전초전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사간의 기나긴 모바일 게임 신작 경쟁이 이제 시작됐다는 의미다. 국내 1위 온라인 게임사인 넥슨은 그동안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주하던 넷마블게임즈에 제동을 걸 몇 안되는 회사로 꼽혀 왔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히트를 국내 매출 1위 게임에 올려놓으면서 이후 내놓을 신작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얻었을 것"이라며 "넥슨은 넷마블게임즈가 그동안 선보여온 방대한 마케팅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회사로, 양사간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영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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