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오비맥주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에일맥주 '에일스톤'이 시장의 외면을 받다가 최근 주요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납품이 중단되면서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에일스톤'은 지난해 말 대형마트에 일제히 납품이 중단됐으며 최근 편의점에서도 판매되지 않고 있다.
'에일스톤'은 오비맥주가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에일맥주'가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을 반영해 선보인 제품으로, '브라운 에일'과 '블랙 에일' 2종으로 출시됐다.
특히 이 제품은 오비맥주 이전 대표였던 장인수 부회장이 취임 후 처음 선보인 신제품으로, 장 부회장이 많은 애착을 가지고 이를 주력 제품으로 키우려고 노력했다.
이로 인해 '에일스톤'은 출시 50일만에 100만 병을 판매하면서 인기 순항을 이어가는 듯 했으나, 지난해 11월 오비맥주 새 대표로 프레데리코 프레이레(한국이름 김도훈) 사장이 오면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이는 김도훈 사장이 취임 후 새롭게 출시한 자신의 야심작들을 알리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올해만 밀맥주인 '프리미어 OB 바이젠'을 출시한 데 이어 '카스 비츠', '프리미어 OB 둔켈'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장 부회장이 애정을 갖고 있던 '에일스톤'은 오비맥주 내부에서도 점차 관심을 얻지 못했다.
A 유통업체 관계자는 "'에일스톤'의 판매부진과 함께 오비맥주가 다른 신제품 생산에 주력해 자연스럽게 '에일스톤'의 생산을 중단하면서 각 점포에 입고되지 않고 있다"며 "납품을 중단할 당시 맥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채 안돼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일스톤'은 김 사장이 새 수장이 된 바로 직후인 지난해 11월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같은해 12월에는 롯데마트에도 물량 공급이 중단됐다. 또 이마트에서는 올해 중순부터 오비맥주로부터 '에일스톤'을 납품받고 있지 않으며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도 각각 올해 11월, 7월부터 발주가 중단된 상태다.
B 유통업체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국내 에일맥주 매출 비중은 '에일스톤'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에일맥주 '퀸즈에일'보다 월등히 높은 90.7%를 차지했다.
그러나 전체 맥주시장으로 확대하면 국산 에일맥주 제품들은 수입맥주의 인기에 밀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미미했다. 이로 인해 각 업체들은 그동안 국산 에일맥주를 두고 속앓이를 해왔던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에일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국내 제조사들이 에일맥주를 선보였지만 그들의 입맛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며 "수입맥주에 밀려 결국 업체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는 신제품 출시가 많아 생산라인이 부족했기 때문이며 '에일스톤'을 단종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일스톤'의 내년 생산계획은 불확실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해 출시된 신제품이 많은데 생산설비는 증설되지 않다보니 '에일스톤'의 생산 물량이 자연스럽게 줄어 지금은 간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생산 라인 부족으로 인한 것일 뿐 공식적으로 단종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에일스톤'은 다품종소량생산 체제로 운영되는 광주공장에서 30여 종 수출 제품과 최근 출시된 신제품과 함께 생산되고 있어 생산시간이 조정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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