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주요 백화점들이 창립 기념 세일이 끝나자 마자 또 다시 해외 유명 브랜드 시즌오프를 시작해 세일 분위기를 이어간다. 이 행사를 통해 11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송년세일 전까지 소비 진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오는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유명 해외브랜드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한다. 이들은 집객력을 높여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기 위해 이전보다 물량을 확대하고 참여 브랜드 수를 늘리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를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행사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입점한 해외브랜드를 포함해 총 220여 개 브랜드를 참여시켰다. 오는 13일 멀버리·마이클코어스·훌라·투미·제롬드레이퓌스·레베카밍코프 등 6개 브랜드를 시작으로, 20일에는 코치·모스키노 등이, 23일에는 필립프레인 등이 시즌오프를 실시한다.
또 27일에는 지미추·마크제이콥스·겐조 등이 행사를 시작해 12월 초까지 총 220여 개 브랜드가 순차적으로 시즌오프에 돌입,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CMFR·맥케이지·에스까다·메릴링 등 20여 개 해외 브랜드가 처음으로 참여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보다 20여 개 브랜드가 늘어난 총 190여 개 브랜드와 함께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브랜드별로 겨울 아우터 물량을 10~30% 확대했으며, 올해 가을·겨울 시즌 상품을 정상가 대비 10~5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13일부터 멀버리·막스마라·레오나드 등 5개 브랜드를 시작으로, 20일에는 코치·말로·모스키노·이자벨마랑·벨스태프 등 브랜드가 참여한다. 27일부터는 끌로에·랑방·무이·폴스미스·라움맨 등이 참여해 12월 초까지 총 190여개의 브랜드가 순차적으로 시즌오프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CMFR·에스카다·No.21·라움맨·브로이어 등은 올해 처음 시즌오프에 참여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총 300여 개 브랜드와 함께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해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인기 상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시즌오프는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편집숍 9개에서 운영중인 모든 브랜드와 3.1 필립림·볼리올리·페이·요지야마모토·로베르끌레제리·피에르아르디 등 신세계 단독 브랜드 8개도 모두 참여해 역대 최대 최대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먼저 13일부터 멀버리·마이클코어스·투미를 시작으로 20일에는 에스까다·라우렐·산드로·빈스·마쥬·비비안웨스트우드·바네사브루노·이로·질샌더네이비 등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이 시즌오프에 돌입한다.
또 27일부터는 분더샵·슈컬렉션·핸드백컬렉션 등이 30% 할인 판매에 나서며 메종마르지엘라·발렌시아가·랑방 등 유명 해외 브랜드들도 시즌오프에 참여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경쟁업체와 달리 일주일 뒤인 오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브랜드 시즌오프를 실시한다.
명품관을 중심으로 20일부터 필립플레인·비비안웨스트우드·MM6·쟈딕앤볼테르 등이 20~30%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며, 27일부터는 끌로에·랑방·스텔라맥카트니 등이 최대 30% 시즌오프를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패션 브랜드들은 매년 상반기(6월), 하반기(11월)에 한번씩 신상품 소진을 위해 가격 할인에 들어가기 때문에 인기 해외패션 브랜드의 지갑·의류·핸드백·가방 등 올해 신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며 "해외패션 시즌오프는 브랜드별로 날짜가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이은 '할인 행사'…'소비자 신뢰' 무너져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해외 브랜드 시즌오프뿐 아니라 백화점들이 할인 행사를 잇따라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의 주목도가 떨어져 행사 기간 동안 점차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정상 판매에 대한 불신도 조장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백화점들은 정기 세일 기준으로만 해도 지난 1년간 사흘에 한 번 정도로 할인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 21일부터 12월 7일까지 17일간 ‘송년 정기세일’을 시작으로, 올해는 신년 정기세일(1월 2일부터 17일간), 봄 정기세일(4월 3일부터 17일간), 여름 정기세일(6월 26일부터 24일간), 가을 정기세일(9월 25일부터 24일간) 등 총 5번을 실시했다.
행사 일수는 총 99일로, 4월 블랙쇼핑위크와 7월 블랙슈퍼쇼핑, 10월 블랙프라이데이, 11월 초 창립 기념 할인 행사, 해외 유명 브랜드 시즌오프 등 임시 세일 행사까지 합하면 기간은 114일 가량으로 더 늘어난다.
지난해 정기 세일 일수만 102일을 기록했던 현대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만 지난해 한 달 가량 여름 정기 세일을 진행했던 것을 올해 17일로 축소하면서 세일 일수는 88일 정도로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해만 정기 세일과 창립 기념 세일 등의 할인 행사로 총 75일간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했다.
여기에 오는 20일부터 송년세일과 맞물려 한 달 가량 ‘K-세일 데이’까지 진행하면 이들의 할인 기간은 더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정상 판매 기간 동안 물품을 구매한 일부 소비자들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배민정(34) 씨는 "얼마 전 모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에서 38만 원을 주고 점퍼를 샀는데 구매 후 10일이 지나 창립 기념 할인 행사 기간에 같은 제품의 가격을 물어보니 10만 원이나 저렴했다"며 "할인 기간이 아닐 때 백화점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손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 같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일 세일 행사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이에 반응하는 속도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잦은 할인으로 업체들이 단기적으로는 매출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만 갈수록 정상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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