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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 국감서도 '국정교과서' 논란이 쟁점


靑·與 강경 입장 확인한 野 총공세…靑 비서실장도 적극 반박

[윤미숙기자]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가 23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이 됐다.

특히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5자 회동에서 여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 야당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상대로 국정화 방침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강도 높은 공세를 폈다.

◆여야, 국감 초반부터 의제 놓고 신경전

첫 질의자로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은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예산 예비비 편성을 의결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행정절차법 상) 의견 수렴 절차가 끝나지 않았는데 예비비가 승인되고 국사편찬위원회로 배정됐다"며 "행정절차법에 보면 (행정예고 기간 수렴된) 의견을 '존중할 수 있다'가 아니라 '존중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는 명백한 행정절차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질의를 마치자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하는데 역사교과서 관련 예비비 사용이 왜 논란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예비비는 예측하지 못했던 예산을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주무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요청하면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쳐 국무회의 의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법률 상 문제가 없는 것을 가지고 귀중한 국정감사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위원장이 진행에 신경 써 달라"고 말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나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전 국민의 관심사고 변칙적으로 예비비가 편성된 부분도 초점 중에 초점"이라며 "대통령이 대단히 관심을 많이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기도 하니 운영위에서 질의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무엇보다 불쾌한 것은 이 의원이 질의하고 난 다음 바로 여당 의원이 나서 야당 의원이 하는 질의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라며 "야당 의원의 입을 막고 의제를 제한하는 것이야말로 독재적인 발상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병기 "결과도 안 나왔는데 선입견 갖고 말 말라"

국정감사 초반부터 논란이 일자 원유철 운영위원장이 장내를 정리하고 질의를 진행했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방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친일·독재 미화 국정교과서'라는 야당의 비판을 염두에 둔 듯 "만에 하나 교과서가 특정 개인의 가족사를 미화하거나 우파 정권의 업적만 치장하고 좌파 정권이 했던 일에 대해서는 폄하해 편향되게 만든다면 국민들이 용납하겠느냐"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은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특정 개인이나 집단, 특정 사관으로 볼 때 올바른 역사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이 모인 공동체에서 하나의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가르친다는 생각이 타당한가"라며 "이는 역사의 본질적 속성 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아직 결과도 안 나온 것을 가지고 너무 선입견을 가지고 말하는 것 같다. 하나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잘못됐다고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교과서는 잘못된 교과서인가"라고 반박했다.

이 실장은 "지금 실제로 교과서가 나와 있고 그 내용 중 친일이나 누구를 미화하는 내용이 있다면 지적할 수 있지만 아직 집필진도 구성되지 않았다"며 "교육부를 중심으로 편향되지 않은 올바른 교과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직접 지시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교육부가 주체가 돼 각계각층으로부터 의견을 수렴, 자체적으로 결론낸 것"이라며 "청와대가 직접 지침을 내리거나 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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