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현재 일본, 중국에 이어 동남아가 아시아에서 3대 주류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교민과 관광객 위주로 매출 신장을 이뤘지만 이제부터 현지화 전략을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사진)은 지난 5일 저녁 태국 방콕 쉐라톤 그랑데 스쿰빗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동남아에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주류 한류'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아시아 주류 시장은 지난 2005년부터 연평균 5.1%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불었던 한류 바람이 인도차이나 반도로 확산되면서 동남아 지역은 한국 주류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이에 따라 동남아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면서 일본, 중국에 이어 아시아 지역 3대 수출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올 상반기 동남아 지역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4.4% 증가한 557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하이트진로가 동남아 시장을 적극 개척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26.9%, 41.3%, 30.3%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는 동남아 지역을 새로운 해외 성장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현지기업 제휴, 영업소 개설, 신제품 출시 등 나라별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앞으로도 영역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전 세계 77개국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인도, 동남아 등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비 125% 증가했으며 동남아 역시 올해 수출금액이 2011년 보다 약 34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가장 먼저 한류바람이 일었던 태국을 중심으로 현지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시장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 2011년 태국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그룹'과 소주 수출, 유통계약을 맺은 하이트진로는 시음회, UCC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참이슬, 진로24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 매년 판매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강현순 상무(사진)는 "수출용으로 마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진로24의 경우 올해 매출이 2010년 보다 793% 증가했다"며 "알코올도수 40도인 보드카 위주의 증류주 시장에서 24도인 진로24가 아직까지 4위지만 조만간 1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이트진로는 태국 시장에 '소주 한류'를 전파하기 위해 국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과일리큐르 '자몽에이슬'도 지난달 태국에 첫 수출했다. 첫 수출물량은 1천250상자(1상자=20병)로, 이달부터 마트뿐 아니라 현지 음식점 및 주점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했다.
하이트진로 파트너사인 분럿그룹 관계자는 "자몽의 상큼함이 소주와 조화를 이룬 맛이 더운 지역인 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조만간 추가 주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참이슬, 진로24 외에도 자몽에이슬과 다음달 선보일 진로 그레이프후르츠 등을 통해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분럿그룹은 대중문화와 접목한 마케팅을 펼쳐 '진로(JINRO)'의 브랜드 인지도 높이기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소주 브랜드 '진로'에서 이름을 딴 21~23세 4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 JRGG(JinRo Girl Group·사진)의 데뷔를 준비하고 있으며 우선 1년 동안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진로 제품의 다양한 활용법을 공개할 예정이다.
분럿그룹 관계자는 "한류의 영향력을 고려해 걸그룹의 이름을 지었다"며 "향후 JRGG의 활동으로 진로의 브랜드 인지도가 현지의 젊은층에게 더 크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내년에는 참이슬은 한국 레스토랑, 진로24와 자몽에이슬은 칵테일바 등을 중심으로 판매처를 늘려 나갈 것"이라며 "현재 태국 증류주 시장에서 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소주 시장을 확대함과 동시에 칵테일 시장에서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하이트진로는 태국에서 맥주 부문의 경우 지난해부터 분럿이 아닌 다른 현지업체를 통해 현지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4월 출시한 뉴하이트를 올 연말부터 태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강 상무는 "분럿이 현재 태국 맥주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싱하(Singha)'와 35~40%의 점유율을 보이는 '레오(LEO)' 등 자사 브랜드를 보호해야 한다는 정책으로 하이트의 맥주 제품을 직접 취급하고 있지 않다"며 "맥주 부문은 교민 시장을 중심으로 할지, 현지화 전략을 펼칠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하이트진로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에서도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게 틈새시장 공략 및 TV광고, 지역축제 참여, 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해 참이슬, 하이트, d 등의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동남아에서 성장성이 가장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베트남을 직접 공략하기 위해 내년 초 하노이에 영업소를 개설한다. 또 베트남 영업소를 향후 동남아 거점 본부로 삼을 예정이며 현지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OEM 생산 등 현지화 전략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같은 동남아 시장 확대전략을 통해 하이트진로는 오는 2017년에는 2015년 대비 약 2배 수준인 2천만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최근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AEC 출범으로 인해 동남아 주류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기회가 생기고 있다"면서 "특히 소주의 세계화를 위해 제품 컨셉, 알코올 도수 등에 있어 카테고리를 다양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음용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통해 한국 술의 우수성을 알려 동남아 주류시장에서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콕(태국)=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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