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현대자동차 노사가 본격적인 임금 및 단체 교섭(임단협)에 돌입한다.
쌍용차와 르노삼성, 한국GM 등 자동차 3사가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친 상태에서 현대차 노사 역시 '하계 투쟁'없이 조기 타결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 후 매주 2차례 임단협 교섭을 진행해 왔다. 여름휴가 직전인 지난달 28일 제 15차 교섭을 벌였으며, 휴가 복귀 후인 오는 11일 제 16차 교섭을 열고 본격적인 임단협 개정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9천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범위 확대 ▲주간 2교대 8+8시간 조기 시행 ▲월급제 시행 ▲국내공장 신·증설 즉시 검토 ▲해외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해고자 원직복직 ▲정년 65세 연장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현재까지 사측은 노조의 요구사항을 듣고 검토 중인 단계다.
올해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임금체계 개편 작업과 맞물려 험로를 예고한 바 있다.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임개위)'는 통상임금 문제를 풀기 위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진행해 온 노사 협상 기구로, 임개위에서 도출된 새로운 임금체계에 따라 올해 임단협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노사간 의견차는 좁혀지지 못한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달 30일 임개위 8차 본회의에서 전체 상여금 750% 가운데 450%를 통상임금에 포함하겠다는 내용과 호봉제를 폐지하고 차등임금제를 도입하자는 내용의 안을 노조측에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두고 "노조 조직력을 훼손할 수 있는 제시안"이라며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노조 측은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정에 따른 변동임금 인상을 인정하되, 단협 54조 임차등지급 금지를 유지하는 게 우리측 주장의 핵심"이라며 "사측은 통상임금 문제와 월급제 방안 등에 대해 현장조합원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임개위에서 노사 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달부터 올해 임단협 교섭이 본격 진행될 경우 노사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확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며 임금 협상을 4개월 여 만에 타결 지었고, 그 과정에서 노조는 총 6차례 부분 파업을 실시했다.
올해 역시 통상임금과 근무시간 단축이 임단협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현재는 노조요구안에 대해 사측에 설명하는 기간으로, 진도 나간 게 별로 없다"면서 "9월쯤 돼야 사측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노조요구안 중) 모든 것이 중요한 쟁점사항"이라며 "지금까지 매주 2차례 진행하던 교섭을 앞으로 주 3회로 늘려 속도감있게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추석 전 조기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대차 임단협이 진통을 겪고 있고, 기아차는 아직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 자리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나 이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모두 8월 이전에 무분규 임금협상타결에 성공한 상태다.
올해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마친 르노삼성은 기본급 2.3%(4만2천300원) 인상, 생산성 격려금 지급(상반기 250%, 하반기 100% 이상), 통상임금 자율합의, 호봉제 폐지를 통한 인사제도 개편, 임금피크제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도입, 대타협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에 노사가 합의를 이뤘다.
한국GM도 21차 교섭 끝에 기본급 8만3천원 인상과 격려금 650만원(타결 즉시 지급), 성과급 400만원(연말 지급) 등 임금교섭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쌍용차 역시 기본급 5만원 인상, 생산 장려금 150만원, 신차 출시 격려금 100만원, 고용안정협약 체결, 퇴직자 지원제도 운영 등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안을 최종 타결 지으며 6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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