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나선다.
하반기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차별화된 3차원(3D) 적층기술을 활용, 경쟁사 추격을 따돌리고 주도권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D램 시장에서도 20나노미터 공정기술을 앞세워 격차를 더욱 벌릴 계획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각각 3세대 48단 3차원 낸드 플래시와 2세대 36단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돌입한다.
낸드 플래시는 최근 초고화질(UHD) 콘텐츠 증가에 따른 저장장치의 고용량화 및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확대로 서버 및 모바일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299억9천400만 달러(한화 34조 9천790억280만 원)로 전년 대비 6.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오는 2018년에는 371억 달러(한화 43조 2천660억2천만 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차원 낸드플래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다.
◆ 3차원 낸드 본격 양산, 격차 더 벌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세계 낸드 플래시 시장의 절반 가량을 독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양사의 시장 점유율은 50.5%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35.3%, SK하이닉스가 15.2%를 기록한 것.
특히 삼성전자가 낸드 플래시 시장의 30% 이상을 가져갈 정도로 우위를 확보한 것은 기존 평면(2차원) 낸드 플래시 대비 고성능·고용량에 유리한 3차원 메모리를 적극 양산한 덕분이다.
3차원 낸드 플래시는 저장공간인 셀을 수직으로 쌓아 저장용량을 확보한 차세대 메모리를 말한다. 단수가 높아질수록 셀을 더 많이 쌓아 고용량 제품 구현이 가능해, 수익성이 좋아진다.
현재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도시바 등의 경쟁업체들이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준비 중이지만, 이를 대량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께에는 3세대(TLC) 48단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돌입한다. 앞서 지난 2013년 8월 세계 최초로 1세대(SLC) 24단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양산 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2세대(MLC) 36단 제품을 출시하는 등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전략인 것. 내년에는 64단까지 적층 수를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백지호 전무는 "V낸드(3차원 낸드 플래시)는 2세대 개발을 완료해 이미 판매 중으로, 3세대는 늦어도 오는 10월까지는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 3분기 2세대 36단 3차원 낸드 플래시 양산에 돌입한다.
물량은 크지 않지만 삼성전자에 이어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체제를 갖춤에 따라 향후 실적확대가 예상된다. 더불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대비 기술개발 속도는 늦었지만, 연내 3세대 48단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개발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D램마케팅그룹장 박래학 상무는 "3차원 낸드 플래시의 2세대 제품은 내부 인증 단계에 있어 3분기 양산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며, 3세대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SSD에까지 넓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차원 낸드 플래시 시장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각각 중국 시안 및 충북 청주 생산라인의 생산량 확대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 백지호 전무는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용 등 하이엔드 수요가 V낸드로 몰리고 있어, 3세대 개발 상황을 보면서 필요하면 생산량 증대(램프업)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라며, "3세대 V낸드가 제대로 된 수율이 나오고 램프업이 진행되면 시안도 (당초 보다) 앞당겨 램프업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 박래학 상무도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계획은 청주의 기본 생산라인(팹)에서 계획, 2D를 일부 상쇄하면서 3차원 낸드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며 "향후 M14(경기도 이천 팹)이나 추가 팹은 추가 양산성을 고려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 D램 시장 축 DDR4·LPDDR4로 이동…관건은 '20나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메모리 시장에서는 고부가 제품인 DDR4와 LPDDR4 제품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수년간 이어진 PC시장의 침체 속에 PC용 D램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고성능의 서버·모바일용 D램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버용 D램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데이터 수요 증가로 DDR4 공급이 늘어난 상황이고, 모바일 D램 역시 스마폰의 64비트 프로세서 본격 채용으로 LPDDR4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D램 매출 중 PC용 D램 비중은 20.9%로 전년 동기 28.2% 대비 7.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30%에서 2분기 20% 중반대로 PC용 D램 비중이 10%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PC용 D램을 비롯해 모바일 D램, 서버용 D램 양산에 돌입, 지난 1월에는 그래픽 D램까지 모두 2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미세공정을 적용하는 등 경쟁업체와의 기술격차가 커 더욱 유리한 상황이다.
D램은 미세공정이 적용될수록 고성능 및 원가경쟁력에 유리하다. 현재 20나노미터 공정기반의 DDR4 및 LPDDR4 D램을 양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 백지호 전무는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고해상도, 고용량, 고성능을 추구하고 있어 D램을 포함해 메모리 용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D램은 앞선 공정과 함께 DDR4, LPDDR4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도 연내 20나노미터 공정기술을 적용한 DDR4 및 LPDDR4 개발을 완료, 기존의 주력 D램인 DDR3 생산 비중을 줄일 방침이다.
SK하이닉스 박래학 상무는 "현재 2Z(20나노초반) 나노의 메인 제품이 DDR3여서 DDR3 생산은 최소화하고, 연말까지 DDR4, LPDDR4 개발을 완료, M14에서는 해당 제품을 활용한 케파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태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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