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애플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을 지난 8일 세계개발자회의(WWDC) 행사에서 마침내 공개했다.
애플뮤직은 스포티파이와 유사한 월 10달러 요금제에 기존 아이튠스와 아이튠스 라디오, 가입형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결합한 서비스다.
애플이 애플뮤직을 발표한 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선두업체 중 하나인 판도라의 주가가 다음날 8% 떨어졌다. 이 시장에서 애플의 최대 경쟁사인 스포티파이는 애플뮤직으로 인해 시장 주도권 상실을 우려한 투자자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2천만명 유료회원수를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이처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애플뮤직의 등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플이 음원 다운로드 판매 방식의 아이튠스로 디지털 음악 시장을 장악했던 것처럼 애플뮤직으로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애플뮤직, 스트리밍 시장서 주도권 잡는다
시장분석가들은 애플이 수억명에 이르는 iOS 기기 사용자와 아이튠스의 콘텐츠 유통 망을 활용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2011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후 최근까지 다양한 단말기와 플랫폼에 맞는 음악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했다. 스포티파이는 이런 힘든 과정을 거친 후에야 지난해 유료회원 2천만명, 전체 이용자 7천500만명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반면 애플은 iOS 플랫폼에 애플뮤직을 기본 매뉴로 추가해 수억명의 iOS 기기 사용자를 서비스 이용자로 유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8억명에 달하는 아이튠스 이용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지니고 있어 iOS 기기 사용자가 애플뮤직에 가입할 경우 바로 요금을 청구할 수 있는 콘텐츠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애플 뮤직의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 애플뮤직의 이용료는 월 10달러로 스포티파이와 비슷하지만, 가족요금 상품은 14.99달러에 최대 6명까지 이용할 수 있어 스포티파이의 29.99달러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
유명 뮤지션과 DJ가 추천하는 라디오 서비스, 이용자의 소비 형태를 분석해 추천하는 맞춤형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경쟁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애플은 애플뮤직으로 음원 다운로드 방식을 선호하는 이용자와 라디오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애용하는 고객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애플은 디지털 음악 시장을 수년간 장악했던 음원 다운로드 판매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채 24시간 청취할 수 있는 라디오 서비스와 가입형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고객의 새로운 콘텐츠 소비 욕구까지 충족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음악 시장서 수익 창출보다 생태계 확충이 우선
애플은 애플뮤직을 수익 창출보다 콘텐츠 생태계를 확대하는 핵심 도구로 보고 있다. 애플은 아이팟과 음악 서비스인 아이튠스를 함께 출시한 후 아이폰을 처음 소개했을 때도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고 최근에도 전화통화, 이메일, 인터넷 등과 함께 음악을 아이폰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소개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뮤직으로 iOS 기기 사용자와 단말기간에 끈끈한 유대 관계를 조성해 애플 기기 사용자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아이폰 사용자는 콘텐츠를 다른 기기에서도 활용하기 위해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태블릿, 셋톱박스까지 애플 기기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생태계 확대는 애플 하드웨어 제품 판매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애플은 음악을 콘텐츠 생태계의 확장 도구로 보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해 서비스 경쟁력을 더욱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스포티파이는 3년에 걸친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으로 지난해 매출이 18억7천만달러로 3년전보다 46% 증가했으나 적자는 1억9천700만달러로 3년전보다 3배 늘었다. 이는 판도라도 비슷한 상황으로 적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안희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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