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유통업체들이 수입산 농수축산물에 밀려 힘겨워하는 국산 농가를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섰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해 말 도시민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결과'에서 응답자의 35.1%가 '국산이 수입산보다 훨씬 비싸면 수입산을 살 것'이라고 답했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인식 변화에 따라 수입산의 인기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종류까지 다양해 예전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2010년 30% 수준이었던 수입과일 비중은 지난 해 39%로 높아졌으며, 20%였던 수입 수산물 비중은 44%까지 늘었다.
반면 국산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국내 농가들은 점차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996년부터 2014년까지 계절별로 주요 과일과 과채류의 물량 및 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수입과일과 국산과일의 품목별 소비경합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바나나, 오렌지 등 주요 수입 과일 물량이 10% 증가할 때 국내산 다소비 과일 품목 가격은 0.5~1.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10여년 전부터 빠르게 FTA를 체결해오면서 점차 수입산이 인기를 끌게 돼 국산 농수축산물이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특히 미숙하고 영세한 농가들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은 판로 개척, 로컬 푸드 확대 등의 방안을 통해 수요 감소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농어민들을 돕는데 팔을 걷어부쳤다.
먼저 이마트는 5일부터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연간 100억 원을 투자해 국산 상품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이마트는 개별 농가에서 직접 하기 어려운 디자인이나 광고 및 홍보, 컨설팅을 집중 지원하며, 이를 위해 별도 TF팀도 신설했다. 1차로 성전감귤과 예산 무지개방울 토마토, 제주 활소라, 통영 활가리비 등 총 8개 상품을 선정해 지원하며 올해 30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국산의 힘 홈페이지(www.poweroflocalfoods.com)를 열고, 참가를 희망하는 농가가 온라인 등록만으로 심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선정 농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1대 1 멘토링 제도를 도입해 상시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국산 농식품의 해외 수출 확대를 비롯해 신선식품 협동조합 출범 지원, 로컬 푸드 확대를 통해 지역 농민들의 매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한 국산 양파 농가의 판로 확대를 위해 지난 해 11월 중국과 올 1월 베트남 롯데마트 매장에 양파를 수출, 현지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또 신선식품 협동조합 출범 지원에도 적극 나서 '어깨동무'라는 브랜드를 통해 이들의 판매 활성화를 돕고 있다.
이 외에도 롯데마트는 전국 산지 곳곳에 있는 우수 생산자를 발굴해 매장 내 로컬푸드로 입점시켜 이들의 매출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이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까지 80개 점포, 700여 상품, 400억 원 가량의 로컬푸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유경우 대외협력부문장은 "최근 늘어나는 수입 농식품의 범람 속에서도 국내 농산물 시장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3개국 151개 매장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국내 농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안정적 판로 확대를 위해 지속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 편의점 CU 역시 오는 6일부터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역에서 생산·소비되는 로컬푸드 판매를 시작한다. 이곳은 경남 고성에서 재배된 보리로 만든 '보리라면'을 부산·경남 지역 약 500여 점포에서 먼저 선보이며 추후 전국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
BGF리테일 건강식품팀 유병철MD는 "건강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생산한 제품을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새로운 상품 트렌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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