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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3년차, 당청관계 변화 조짐


수직적 관계서 수평적으로, 갈등 분출 가능성 남아

[윤미숙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3년차,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크게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직후 당청관계는 청와대가 리드하고 당이 지원하는 수직적 관계였다. 당시 새누리당은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대선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관련 입법에 힘을 실으며 청와대를 전폭적으로 도왔다.

이는 친박 일색으로 꾸려진 당 지도부가 주도했다. 당시 친박계인 황우여 의원이 대표를 맡았고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과 역시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완구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다. 원내수석부대표는 윤상현·김재원 의원이 차례로 맡았는데, 친박 실세로 알려진 이들은 '왕수석'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당청관계의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청와대 쪽으로 쏠렸다는 비판론이 비등하기 시작했다. 당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비주류인 김무성 대표가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제치고 당권을 거머쥐었다. 당시 전당대회장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지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 대표 체제가 들어선 새누리당은 급속히 비주류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청관계는 표면적으로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김 대표의 상하이발(發) 개헌 발언, 당직 개편에 따른 친박계의 불만 등 갈등 요인이 수차례 불거졌지만 김 대표가 적극 봉합에 나섰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비선실세 의혹, 군인·사학연금 추진 논란, 연말정산 파동,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논란 등 청와대·정부발 악재가 잇달아 불거지면서 당청관계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당내에서는 비주류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완구 의원의 국무총리 발탁으로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주류인 유승민 의원이 친박 이주영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한 예로 꼽힌다.

집권 여당 투톱인 대표·원내대표 모두 비주류가 차지하게 되면서 당청관계는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뀌었다.

당장 당청은 집권 3년차 국정동력 회복을 위해 협력하는 모양새다. 당·정·청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첫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정책 혼선을 최소화하고 국정운영의 성과를 내자고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다만 연말정산 파동 등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당청 간 또 다시 냉기류가 흐를 수 있다. 특히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사안별로 쓴 소리를 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박 대통령이 탄탄한 지지율을 구축하지 못하면 당청 사이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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