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정치권에서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면서 새로운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당선 이후 증세 논의는 백가쟁명식으로 쏟아지고 있다. 여권만 해도 3가지 안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친박들은 현재의 '증세 없는 복지' 구조를 지켜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경제부총리는 최근 국회 기재위에서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증세를 논의할 타이밍이 아니다"면서 "세율을 올린다고 해서 중장기적으로 세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실증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가설"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부총리는 증세 없는 복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정치권에 대해 "국회에서 복지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뤄달라"고 역주문하기도 했다.
여권도 입장은 갈린다. 김무성 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 구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은 분명하지만 복지의 구조를 무상에서 선별로 축소하는 복지 재정비에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유승민 원내대표 등 소장파는 증세 쪽에 무게를 싣는다.
김무성 대표는 6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가 재정건전성을 지키려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며 "복지 예산이 잘 쓰이는지 전면 점검해 부조리나 비효율적인 부분을 조정해야 한 다음 그래도 더 나은 대안이 없을 때 국민께 물은 다은 마지막 수단인 증세를 생각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김 대표는 지난 5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복지과잉으로 가면 국민이 나태해 지고 나태가 만연하면 부정부패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고 할 정도로 복지 재조정에 맞춰져 있다.
반면, 유승민 원내대표(사진 上)는 증세 쪽에 입장이 맞춰져 있다. 유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세금을 올리는 것도 어렵지만 줬던 복지를 뺏는 것은 더 어렵다"면서 "세금은 돈 되는 사람에게 좀 거두는 것이지만 복지 축소는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복지 축소보다는 증세에 더 무게가 실린 것이다.
여기에 야권이 요구하고 있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도 유 원내대표는 "다양한 세금 종류 중에서 법인세는 절대 못 올린다고 성역을 인정해서는 안된다"고 한 상황이다. 비교적 야권과 가깝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복지 축소에 반대하면서 법인세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우윤근 원내대표(사진 下)는 이날 비대위원회에서 "새누리당이 조세 개혁을 복지 논쟁으로 유도하려는 분위기"라며 "우리의 복지 수준은 OECD 중 최하위권인데 새누리당의 복지 축소 구조조정은 이런 점에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여야의 증세 논쟁이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기본적인 복지 분야는 제외하고 선별적 복지를 수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우윤근 원내대표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0~5세 유아보육과 보육, 또는 중고등학생에 대한 무상급식 등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본권에 대한 기본적 복지 사항이기 때문에 축소돼서는 안된다"며 "기본적 복지 분야는 손대지 않고 다른 부분에서 찾으면 충분히 각 방면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분야에 따른 복지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조조정이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는 "찾아봐야 한다"고만 말했다.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구조가 불가능하다는 점에 정치권이 공감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야권이 복지 구조 재조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증세와 복지 구조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가 급물살을 이룰 가능성도 상당하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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