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우리나라가 반도체 수출 역사를 다시 썼다.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처음 600억 달러 수출 고지를 밟은 것. 지난 1994년 첫 100억달러 돌파 후 20년 만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가 우리나라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으로 연간 수출 규모 600억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는 지난 2005년 수출 품목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몇 차례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수출 강국 우리나라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실제로 반도체는 2013년 기준 우리 수출의 10.2%를 차지하는 대표 품목. 올 들어서만 11월 누적기준 지난해 보다 9.5% 가량 수출이 늘면서 성장세가 둔화된 스마트폰의 빈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올해 반도체 수출 예상금액은 총 615억달러로 전년대비 7.6% 증가가 예상된다.
연도별 반도체 수출 추이
반도체 수출은 지난 1994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2000년 200억 달러, 2006년 300억 달러 달성까지 각각 6년, 또 2010년 500억 달러 달성 이후 4년 만에 6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이는 1998년 우리 전체 수출 규모와 맞먹는 수준. 이후 2013년까지 전체 수출규모가 9배 성장하는 동안 반도체 수출은 18배 급증, 국가 주력산업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또 2013년 기준 포르투갈(수출규모 세계54위, 629억불)의 수출 규모와도 유사한 수준으로 우리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가늠케 한다.
아울러 반도체웨이퍼(300mm) 약 2천만장을 생산한 수준이며, 면적환산하면 인천공항 총 활주로 면적(69만㎡) 2배를 포장할 수 있는 규모다.
◆반도체 수출, 내년에도 이상무
반도체 수출이 이같이 늘어난 것은 그동안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던 메모리 시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상위 업체인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늘고, 모바일 제품을 비롯한 신규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메모리 가격(D램 2Gb 현물거래기준)은 과점체제에 따른 공급량 부족 등으로 지난해 1분기 1.6달러에서 올들어 3분기 2.28달러까지 급등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36.1%와 27.3%에 달한다. 3위인 미국 마이크론 점유율은 21.8%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부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내년에는 642억달러로 올해보다 4.4% 가량 늘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분야의 시장경쟁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첨단 공정 도입을 통한 신규시장 개척 등 수출 환경이 좀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도 수출 확대를 위해 웨어러블 등 새로운 수요 창출 등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반도체 수출 경쟁력이 지속되려면 메모리 실적을 바탕으로 IoT·웨어러블·스마트카·전력반도체 등 새로운 수요 발굴 및 선점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웨어러블 디바이스 및 첨단센서 개발 등 신규 프로그램을 기획, 관련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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