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통신비 정책을 세우려면 정확한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분석이 정확하지 않으면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없다."
통신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가계통신비 통계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다 정확한 통신비 분석을 위해 OECD에 가계통신비 통계 수정을 요청하고 우리나라가 집계하는 코리아인덱스나 통계청 통계에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OECD 가계통신비 산정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권 의원은 "가장 많이 이용되는 OECD 통계도 통신비 자료 제출 연도, 기준이 모두 제각각"이라며 "이런 통계를 토대로 우리나라 통신비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가계통신비의 합리적 평가를 위한 방안' 발제를 맡은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는 가계통신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통계에는 이 요소들을 다 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가계통신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가구원수와 보급률 ▲유무선통신 서비스 요금 ▲통신사용량 ▲단말기가격 ▲단말기교체율 등을 꼽았다. 특히 휴대폰 소액결제 또한 통신비로 오인지 돼 가계통신비에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OECD의 가계통신비 통계에는 나라별로 제출하는 자료가 다르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나라별로 단말기 가격을 통신비에 포함시키는 여부, 나라별로 평균가구원수가 다름에도 단순히 금액으로 비교하는 부분, 자료 제출 기준이 최대 5년까지 차이나는 부분 등이다.
아울러 최 교수는 가계통신비에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한 다양한 효과도 반영되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마트폰 소액결제를 통해 향유하는 문화생활이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필요없게 된 기기, 예컨대 알람시계, 내비게이션, MP3플레이어 등의 대체효과도 통신비용에 감안되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신비 범위부터 재정립해야
토론자로 참여한 학계와 업계, 시민단체 전문가들도 가계통신비 통계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통신비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철 서울대 교수는 "스마트폰이 통신단말기 역할을 넘어 복합 IT기기 역할을 한다. 단순한 통신기능이 아니라 기존 비용 지출을 대체해 개인의 비용 절감 역할도 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변정욱 통신정책연구실장은 "가계통신비 국제 비교 결과를 단순히 순위로 판단하는 것보다는 장기적 추이 변화를 통한 국내 상황 개선여부 파악에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울YMCA 신종원 실장도 "통신비의 개념과 범위설정, 객관적인 비교 지표의 도입과 개선이 필요하다"며 "또한 가계통신비 통계에 대해서 이용자들에게도 잘 홍보해야 보다 정확한 통계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객관적 통계 확보 위해 이통사와 협력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부 측 관계자도 통신비 통계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개선해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통계청 복지통계과 서운주 과장은 "통신장비 비용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미래부, 이통사와 공조하고 있다"면서 "소액결제 등은 통신비에서 제외되고 있으며 관계부처와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보다 정확한 통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래부 류제명 통신이용제도과장도 "가계통신비가 어떻게 구성되고 왜 높아지는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권은희 의원은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면 OECD에 국가별 비교가 가능한 쓸 수 있는 통계가 되도록 제안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통신비 통계인 코리아인덱스의 상설화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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