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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만 12.7조 낼판"…탄소배출권 거래제 '잡음'


환경부, 기업별 할당량 확정…경제계 "현실 몰라도 너무 몰라" 발끈

[박영례기자] 정부가 525개 업체에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을 확정하고 나서자 경제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 목표치가 현실과 동떨어져 이대로라면 과징금을 부담 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제계가 추산한 이같은 규모는 3년간 무려 13조원에 육박한다. 정부 계획이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시행과정 중 적잖은 진통이 우려된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28개 경제단체와 발전·에너지업종 38개사는 정부가 이날 확정한 배출권거래제 기업별 할당에 대해 이같이 주장,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환경부는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1차계획기간(2015년~2017년)에 대한 할당대상업체별 배출권 할당량을 심의 확정, 525개 업체에 통보했다.

업체에 할당된 전체 배출권은 향후 3년간 15억9천800만 KAU(1KAU는 온실가스 1톤에 해당)로, 업종별로는 발전·에너지 분야(7억3천585KAU)에 가장 많이 배정됐다.

이어 철강(3억377KAU), 석유화학(1억4천369KAU), 시멘트(1억2천799KAU) 등의 순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 등 경제계는 공식 입장을 통해 "정부의 제1차 기업별 할당량 15억9천800만톤은 이번 공동논평에 참여한 17개 업종 대상업체들의 할당 신청량 20억2천100만톤 대비 4억2천300만톤(20.9%)이 부족하다"며 "배출권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으로 앞으로 기업들은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할 수 없어 결국 과징금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약속한 시장가격 톤당 1만원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과징금은 톤당 3만원(시장가격의 3배)으로 할당 신청량 조사에서 제외된 5개 업종을 감안하면 이번에 대상이 되는 525개 기업에게는 3년간(‘15∼17년) 12조7천억원 이상의 추가부담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17개 업종 할당 신청량은 발전·에너지, 광업, 섬유, 제지, 정유, 석유화학, 유리·요업, 시멘트, 철강, 비철금속, 기계,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통신 업종단체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배출권 거래제가 어려운 환경 속 기업들의 경영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과도한 부담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경제계의 우려다.

이에 따라 경제계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Business As Usual) 재검증▲시장안정화 기준가격(1만원) 하향조정▲부족한 배출권 공급방안 제시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동안 배출전망치 과소산정이 논란이 돼 왔던 만큼 경제계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배출전망치에 대한 철저한 공개 검증을 추진하고, 재검증 결과에 따라 기존 배출권 할당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1차 시기 3년간 12조7천억원에 달할 수 있는 과징금 등 추가부담에 따른 생산·고용 차질 등 여파를 고려, 시장안정화 기준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게 경제계의 입장이다.

더욱이 전체 신청량 대비 할당량이 4억2천300만톤 이상 부족한 상태에서 예비분이 1천400만톤에 불과한 만큼 배출권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부족한 배출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20년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목표는 달성하기 힘든 수치로 우리 기업에만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기준 등에 맞춰 목표 수정도 불가피 하다는 주장이다.

경제계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개선, 신재생에너지, 이산화탄소 포집(CCS) 기술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개발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도 배출권거래제 시행 이후 발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점검, 관련 입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논평에는 전경련을 비롯한 대한상의, 무역협회 등 경제 5단체를 비롯한 반도체, 디스플레이협회, 석유화학협회, 자동차산업협회 등 28개 경제단체와 발전·에너지업종 38개사가 참여했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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