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석기자] 잇따른 신차출시와 공격적 마케팅전략을 앞세운 수입차 브랜드들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 지금 추세라면 국내 시장 점유율 15%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브랜드(협회 등록 19개 브랜드 1~8월 누적판매량 기준)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4.14%(상용차·중고차 제외)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 1987년 자동차 시장 개방 이후 수입차의 국내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수입차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부유층이 타는 차'로 인식돼 시장 점유율이 1%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이후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소비자들의 성향도 차별화 되는 등 대중화 되면서 지난 2012년 사상 첫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이후 불과 2년 만에 15% 가까이 치솟는 등 국내시장 잠식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신차 공세, 국산차 '텃밭' 흔들…30%까지 간다?
이같은 국내 시장의 수입차 돌풍은 주요 브랜드들의 잇단 신차 출시와 가격인하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이 한 몫했다.
실제로 수입차 브랜드가 출시했거나 연내 출시 예정인 신차 모델은 올해만 100개가 넘는다. 국내 5대 완성차 업체(현대차·기아차·한국GM·쌍용차·르노삼성)들이 매년 출시하는 신차 모델이 10개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대조적이다.
여기에 수입차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대표 브랜드 BMW·메르세데스 벤츠·폭스바겐 등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신차 구입시 수백만원의 할인 혜택을 주는 프로모션 등을 실시 중이다.
여기에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까지 더해져, 국산 중형세단을 살 수 있는 금액이면 동급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리서치전문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는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바꾼 소비자들의 비중은 지난 2011년 4.9%에서 올해 11%로 2배 이상 증가했다"며 "현 추세대로라면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은 최소 27%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하반기 아슬란(현대차), 2015년형 알페온(한국GM), SM7 노바(르노삼성) 등의 신형 대형차로 이같은 수입차 공세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수입차 브랜드들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 9월 실시한 조사에서 수입차는 자동차 품질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 국산차보다 소비자 평가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의 유일한 약점은 애프터서비스(AS) 하나에 불과했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국산차 점유율을 유지하려면 가격인하 폭을 최소 1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야 시장의 반응을 얻을 수 있다"며 "기존 국산차의 강점이었던 AS의 무상보증 기간을 늘리는 형태로 강화하고, 신차 개발 주기를 짧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광석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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