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수입차의 파상 공세에 맞서 현대자동차가 내수시장 사수의 첨병으로 내세운 '신형 제네시스'가 출시 초반 선전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6일 판매를 시작한 신형 제네시스는 출시 2개월여 만인 현재 1만7천대(계약분 포함)가량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기존 모델의 전체 판매량(1만2천147대)을 웃도는 수치로, 이미 올해 내수 판매목표 3만대의 절반을 넘겼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목표량을 3만5천~4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신형 제네시스의 개선된 주행성능과 내외관 디자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제네시스의 올해 내수시장 판매목표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은 판매 추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차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형 제네시스의 판매 급증에 따라 출고 대기 기간도 늘어났다. 2륜 구동 모델은 4주 정도 대기해야 하고, 특히 4륜구동 시스템인 'H트랙(HTRAC)'을 탑재한 모델은 구매 계약을 한 후 3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
H트랙은 정속 주행 시에는 구동력을 뒷바퀴에 집중시켜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고, 울퉁불퉁하거나 미끄러운 노면을 달릴 때는 자동으로 4륜구동으로 전환시켜 안정감을 높여 주는 시스템이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가 생산되고 있는 울산5공장의 생산 능력을 최대화 해 출고 지연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5공장에서의 생산이 본격화 되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들의 대기 시간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제네시스는 2008년 현대차 최초의 후륜구동 럭셔리 세단으로 개발돼 첫 선보였던 1세대 제네시스를 완전히 탈바꿈시킨 2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현대차가 '세계 유수의 프리미엄 차량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최첨단 후륜구동 세단 개발'을 목표로 2009년부터 48개월 동안 총 5천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제네시스는 현재 일평균 250~300대가량 계약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H트랙을 탑재한 모델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시승기]독일車 넘을까…'신형 제네시스' 주행 안정성 대폭 개선…연비는 아쉬워 새해 첫 달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은 바로 '신형 제네시스'다. '현대차 기술력의 총 집결체',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성능', '독일 수입차 대항마'. 출시 전부터 신형 제네시스에 붙어다니던 수많은 수식어들이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BMW5 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독일 명차와 경쟁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독일 중서부 자동차 주행시험장 뉘르부르크링, 미국 서부 사막 모하비 등에서 진행된 테스트를 통해 주행성능 검증을 거쳤다. 풀체인지 돼 새롭게 태어난 '신형 제네시스'를 직접 시승했다. 시승차는 G380 프레스티지 모델이었다. 시승은 서울 용산 원효로에서 임진각을 왕복하는 약 13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외관은 눈에 띄게 변경됐다. 전면부는 세로 폭이 넓어진 신규 헥사고날 그릴과 강렬한 헤드램프가 인상적이다. 루프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쿠페형의 후면 디자인도 눈에 띈다. 측면부는 패스트백 스타일에 가깝게 날렵한 라인을 지녔다. 신규 디자인이 적용된 18인치 알로이 휠과 후면부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전체적으로 볼륨감을 더했다. 기존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이었던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를 보다 정제되고 품격 있는 디자인으로 한 단계 발전시킨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최초로 적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내공간도 달라졌다. 세계 최고급 명차들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수평형 레이아웃을 적용, 이전 모델보다 한층 넓고 안정감 있는 실내공간을 연출했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자가 각종 차량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한 'HMI(Human-Machine Interface)'를 적용해 편의성을 강화했다. 8인치 내비게이션이 앞좌석 중간에 큼지막하게 붙어있고, 특히 운전석 앞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주간 주행이었음에도 눈에 잘 들어온다. 다만 스티어링에 몰려있는 수많은 버튼은 주행 중 조작하기 수월하지 않았고 산만한 느낌을 준다. 배열된 모습도 다소 촌스럽게 느껴졌다. 중앙에 위치한 아날로그 시계도 어딘가 어울리지 못하고 어색하다. 다양한 편의기능도 장착됐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VM)'은 차량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전방위 영상을 구현한다. 스마트키를 들고 차량 후면에 서 있으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도 편리하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묵직한 엔진음이 들려오더니 시나브로 사라졌다. 엔진 정숙성은 구형 제네시스 모델을 그대로 계승했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고 속도를 올릴수록 강력한 엔진의 힘이 느껴졌다. 출발 가속은 다소 더디게 느껴진다. 차체 중량 1천900㎏으로 무거운 탓이다. 시내를 빠져나와 강변북로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시속 100km까지 금새 가속됐다.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 토크 40.5㎏·m의 람다 3.8 V6 GDI 엔진이 지닌 강력한 성능은 중저속 구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파주출판단지를 지나 페달에 힘을 주며 급가속을 시도하자 순식간에 시속 150㎞를 넘어 200㎞까지 치고 올라갔다. 시속 100km에서 200km까지 도달하는 데 채 10초도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스포츠카 못지 않은 드라이빙의 묘미를 선사했다. 단단해진 서스펜션으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출렁거리는 느낌도 없었다. 과속 방지 구간을 앞두고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지만 감속 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무게감을 잃지 않는 핸들링과 18인치 알로이 휠이 지닌 탄탄한 접지력은 안정적인 운행을 가능케 했다. 코너링시 측면으로 운전자의 몸이 쏠리자 시트벨트가 바짝 조여준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처음으로 상용화한 차세대 능동형 안전벨트 '액티브 시트벨트(ASB)'다. 최근 내린 눈이 녹아 젖어있는 고속의 곡선 구간에서도 탁월한 코너링을 보여줬다. 현대차 최초로 탑재된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인 H트랙이 실시간으로 개입해 회전 반경이 커지는 것을 방지해 주며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다만 속도를 높여 200km/h 이상 달리면서 선회하자 소음과 함께 차체가 순간 흔들리며 불안한 모습이 나타났다. 더 이상의 가속도 문제가 없었지만 소음과 요동은 점차 심해졌다. 신형 제네시스의 주행성능이 대폭 개선됐지만, 경쟁모델로 꼽은 독일 3사의 차량들이 시속 20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주행성능을 가진 것과 비교할 경우 아쉬운 부분이다. 실내 정숙성은 고속 주행에서도 만족스러웠다.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에서도 풍음이나 부밍음, 주행소음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연비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형 제네시스의 공인 연비는 리터당 8.5km지만, 이날 시승에서는 리터당 6~7km 정도의 연비를 기록했다. 차체 강성을 높이고 H트랙 등 각종 안전·편의장치를 추가하면서 1세대 모델보다 무게가 150kg 증가한 것을 감안해도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현대차가 경쟁차종으로 지목한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가솔린 차량의 최저 연비는 9.0~10.3㎞/ℓ 수준이다. 신형 제네시스의 가격은 ▲3.3 모던 4천660만원 ▲3.3 프리미엄 5천260만원 ▲3.8 익스클루시브 5천510만원 ▲3.8 프레스티지 6천130만원 ▲3.8 파이니스트 에디션 6천960만원.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포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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