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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혹스러운 與, '공무원연금 어쩌나…'


"어렵지만, 안 할 수도 없어"…급여 인상 등 당근책도

[윤미숙기자] 공무원연금 개혁에 착수한 새누리당이 공무원들의 강력한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한 해 수조원의 적자를 내는 공무원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개혁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한국연금학회에 의뢰, 재직 공무원들의 연금 급여율(수령액)을 34%로 인하하고 매달 내야 하는 부담률(부담금)을 43% 인상하는 내용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했다.

예상대로 공무원들의 반발은 거셌다. 지난 22일 새누리당과 한국연금학회가 주최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는 공무원 노조 지도부와 노조원 500여명이 난입해 '연금개혁 해체',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소란을 피워 토론회 자체가 무산됐다.

이에 대해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토론회는 연금학회가 이론적으로 연구한 연금제도 전반에 관한 것들을 논의하는 첫 자리가 되는 셈이었는데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결과가 됐다"고 공무원 노조를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주 의장은 "공무원 노조 측의 입장을 들어보면 일반 민간 보다 적은 월급으로 근무하고 있고, 노동 3권 일부가 제약되고 있고, 공무원연금이 후불 성격의 월급이라는 점 등 공직수행에 필요한 장치들이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경청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는 공무원 노조의 반발로 개혁안을 밀어붙이기 어려운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무원 수만 100만명, 가족들 수까지 합하면 500만명의 여론을 좌우하는 초대형 이슈로 집권 여당으로서 신중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 출신인 이철우 의원은 "공무원연금을 개혁할 때 우리 당으로서는 매우 곤혹스럽지만 안 할 수도 없다"며 "결국 국민 대타협이라는 형식을 빌려 기존 수급자들에게도 양해를 구하고 현직에서는 좀 더 내는 제도가 돼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더 내고 덜 받는다'는 표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는 마치 엄청나게 내고 덜 받아간다는 오해를 할 수 있으니 표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원내부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맞춰 공무원에 대한 인식 개선, 급여 인상 등 사기진작 방안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를 폈다.

김 부대표는 "대다수 공무원들이 상당한 경쟁률을 뚫고 9급으로 채용되면 세금 떼고 한 달에 150만원 남짓 가져가는 게 현실"이라며 "연금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공무원 임금이 민간기업 임금 대비 최소한 85~95% 정도에 육박한 상태에서 터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등 공무원들이 굉장히 매도당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을 개혁의 대상이나 매도해야 할 대상이라고 보지 말고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식하고 정부에서도 공무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끌어갈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공무원은 개혁의 대상이자 주체"라며 "공무원들을 이해하고 끌어가고 지원하는 입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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